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리포트+] 최순실 구치소 청문회 '말말말'…모르거나 침묵하거나 울거나 방어하거나

[리포트+] 최순실 구치소 청문회 '말말말'…모르거나 침묵하거나 울거나 방어하거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수감동 내 특별면회실.

우여곡절 끝에 국회 국정조사특위 비공개 청문회가 어제(26일) 오후 열렸습니다. 청문 대상자는 바로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의 장본인인 최 씨.

원래는 오전 10시부터 서울구치소 대회의실에서 현장 청문회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최 씨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국정조사특위 위원들과 법무부·서울구치소가 5시간 넘는 마라톤 공방을 벌인 끝에, 극적으로 비공개를 전제로 한 청문회가 성사됐습니다.

지난 6일 1차 청문회를 시작한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20일 만에 최 씨를 대면한 겁니다.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인 최 씨가 청문회 2시간 반 동안 밝힌 입장은 무엇이었을까요?

예상대로 최씨는 '모르쇠' 로 일관하거나 '침묵'했고 때로는 자신과 가족을 '철벽 방어'하기도 했습니다.

① 일단 ‘모르쇠’

최순실 씨는 “종신형을 받을 각오가 돼 있다”면서도 제기된 범죄 혐의는 모두 부인하거나 모른다고 잡아뗐습니다.

미르 · K스포츠재단 설립이 최 씨의 아이디어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아이디어를 내지 않았다”고 부인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증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태블릿PC에 대해서도 “나는 노트북을 사용한다”며 “전혀 모른다”고 했습니다.

최 씨는 삼성전자에서 200억 원가량의 지원을 받기로 한 것과 관련해 지원 요청을 했느냐는 질문에 역시 “그런 부탁한 적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대한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관련 사진

독일에 8천억 원대 차명 재산을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관련 사진

최 씨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과의 골프 회동에 대해서도 “모른다”로 일관했습니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의 처가가 소유한 골프장 직원들은 최 씨가 골프장을 드나들었으며, 우 수석의 장모는 최 씨가 오면 버선발로 뛰어나갔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최 씨의 측근인 차은택 씨도 최 씨와 김 회장이 함께 골프를 쳤다고 증언하기도 했는데 말입니다.

② 불리하면(?) '침묵'

최 씨는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질문에는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특위 위원들이 “대통령에 대한 감정이 어떠냐”고 묻자 최 씨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대통령에게 서운한 게 있느냐.” “대통령을 가족처럼 생각하느냐.” “본인이 없었다면 대통령이 제대로 된 역할을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당신이 대통령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느냐.”

질문 공세가 이어졌지만 최 씨는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때때로 회한에 찬 표정만 지을 뿐이었습니다.

다만 최 씨는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렇게 일부 답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사진

한 의원이 “박 대통령이 당신을 ‘시녀같이 심부름이나 하던 사람이고 자기와는 눈도 못 맞췄다’고 했다”고 말하자 최 씨는 “그런 소리를 했어요? 나는 그런 얘기를 처음 듣는다”고 반응하기도 했습니다.


③ 가족 얘기에는 '울음' 

모든 의혹에 대해 ‘아니다’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 식의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던 최 씨도 딸 이야기가 나오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특위 위원들은 전했습니다.

더민주 손혜원 의원이 최 씨에게 “딸이 더 걱정되느냐, 손자가 더 걱정되느냐”고 묻자 최씨가 울음을 터뜨린 겁니다.

그러면서도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의혹 제기에는 '철벽 방어'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의혹에 대해 언급하자 최 씨는 오히려 반문했습니다.
관련 사진

그러나 교육부 감사 결과는 이대 측에서 정 씨보다 성적이 좋은 두 명을 떨어뜨리는 입시 부정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④ 짜증과 자기모순

국조특위 위원들은 청문회를 마치고 하나같이 최 씨에 대해 “반성의 기미가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최 씨가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며 “표정에서 ‘왜 내가 여기 앉아 있어야 하는지’ ‘왜 구속돼야 하는지’ ‘내가 뭘 잘못했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최 씨가 청문회 내내 계속 짜증을 냈다”며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부분에 자괴감을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최 씨는 청문회 도중 “화장실에 가겠다”며 나가서는 교도관에게 “(수감 중인) 방에 가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짜증과 불만을 표출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던 최 씨.

그러면서도 최 씨는 “국민께 여러 가지 혼란스럽게 해서 죄송하다. 나라가 바로 섰으면 좋겠다”고 말해 듣는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기획, 구성 : 윤영현, 정윤교 / 디자인 : 정혜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