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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박근혜 정부 4년…기승전결이 보인다?

[리포트+] 박근혜 정부 4년…기승전결이 보인다?
한해의 끝자락입니다. 매년 이맘때면 교수신문은 1년을 정리하며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합니다.

2001년부터 해마다 선정된 올해의 사자성어는 그해의 정치·경제·사회 등 시대 상황을 압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올해를 포함해 박근혜 정부의 지난 4년도 그렇습니다. 지난 4년간의 '올해의 사자성어'를 돌이켜 보면 박근혜 정권의 기-승-전-결이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의 사자성어로 풀어본 박근혜 정부의 지난 4년을 되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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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었던 2013년 초, 교수신문은 새해의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의 '제구포신(除舊布新)'을 선정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목전에 두고 국민의 기대가 한창 고조됐던 분위기가 반영됐습니다.

하지만 2013년의 포문을 제구포신으로 열었던 교수들은 세밑에는 ‘순리를 거슬렀다’는 뜻의 도행역시(倒行逆施)로 닫았습니다.

박 대통령이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치기를’ 희망했으나, 정권 출범 후 만 10개월 만에 대통령이 ‘순리를 거슬러 행동했다’고 개탄한 겁니다.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이나 전교조 법외노조화, '인사 참사'로 이어진 박 대통령의 이른바 ‘수첩인사’ 등이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렸다는 비판을 불렀던 겁니다.

박 대통령의 독선과 불통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지만, 청와대는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이정현 당시 홍보수석은 “원칙대로 하는 것에 손가락질하고 불통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자랑스러운 불통이다. 5년 내내 불통 소리를 듣겠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습니다.

임기 내내 박 대통령 하면 ‘불통’과 ‘독선’, 오만’ 등의 꼬리표가 떠오르는 상황을 예고하는 서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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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올해의 사자성어는 ‘옳고 그름을 섞고 바꾼다’는 뜻의 지록위마(指鹿爲馬)였습니다.

사기(事記)에 나온 고사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이 죽자 환관 조고가 허수아비 황제 호해를 세우고 권력을 농단했는데, 그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그가 사슴을 두고 말(馬)이라고 해도 이의를 다는 사람이 없다는 데서 따온 말입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11월에는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청와대 비선 실세 논란이 처음 불거진 때입니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선거법 무죄 판결,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등도 이어졌습니다.

정부가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거짓이 진실인 양 우겼다는 비판이 계속됐습니다.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세월호 유가족 등을 '종북세력'으로 몰아세우고, 정윤회 씨 비선 실세 논란이 불거졌을 때는 문건의 내용보다는 유출 경로를 문제 삼는 식으로 '프레임'을 바꿔버렸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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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올해의 사자성어를 보면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한층 커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의 실정으로 나라가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의 혼용무도(昏庸無道)가 사자성어로 꼽혔습니다.

메르스 사태를 비롯해 한 해 동안 이어졌던 다양한 사건, 사고에 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을 꼬집은 것입니다.

186명의 감염자와 38명의 사망자를 낳은 메르스 사태는 ‘제2의 세월호’라 불리며 박근혜 정부의 무능, 총체적 부실을 다시 한번 드러냈습니다.

민주주의도 퇴보했다는 평입니다.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박 대통령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배신의 정치'라고 찍어내면서,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을 크게 손상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논란 많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단행은 국론을 분열시켰고, 젊은이들은 ‘헬조선’에 대한 분노와 좌절에 시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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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16년 올해, ‘최순실 게이트’로 성난 촛불민심이 온 사회를 뒤덮었습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인 박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모금 과정에서 드러나기 시작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는 온 국민을 충격과 분노, 좌절감에 빠뜨렸습니다.

지난 4년간 '비정상'적인 국정 운영 탓에 쌓이고 쌓였던 성난 민심이 폭발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촛불 집회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사태를 빗대 ‘군주민수(君舟民水)’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했습니다. ‘백성은 물이고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촛불시위를 이어온 국민에 대한 찬사이자,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박 대통령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기도 합니다.


■ 결론

"순리를 거슬러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더니(도행역시), 옳고 그름마저 뒤바뀌고(지록위마), 어리석은 군주의 실정으로 나라가 어지러워(혼용무도), 결국 성난 백성들이 배(군주)를 뒤엎었다(군주민수)."

'올해의 사자성어'로 본 박근혜 정부 4년의 기승전결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지난 4년을 돌이켜보면 거듭된 비판과 경고에도, 반성과 성찰 대신 '독선'과 '불통'을 고집하면서 결국 오늘에 이르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국민은 매년 한 해가 저무는 길목에서 회한을 읊조려야 했습니다.

내년 이맘때에는 또 어떤 사자성어가 한 해를 상징하는 네 글자로 선정될까요? 한 해를 긍정적으로 마무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설계할 수 있는 그런 사자성어로 정리될 수 있을까요?

(기획, 구성 : 윤영현, 정윤교 / 디자인 :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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