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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정유라를 향한 '적색수배'…청색, 녹색, 오렌지색 수배와는 다르다?

[리포트+] 정유라를 향한 '적색수배'…청색, 녹색, 오렌지색 수배와는 다르다?
양명천하(揚名天下)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름이 천하에 알려졌다는 뜻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릴 정도로 유명해져 위세를 떨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이유로 ‘양명천하’하는 경우에는 눈살이 찌푸려지기 마련이죠. 온국민의 입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해외까지 이름이 알려져 주목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입니다.

지난 25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이끄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하 특검팀)이 정 씨를 강제 소환하기 위해서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폴의 적색수배
앞서 정 씨의 여권 무효화 조치와 더불어 기소중지 조치와 지명수배를 내린 박영수 특검팀이 이번에는 강제소환 절차 카드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꺼내 든 겁니다.

오늘 리포트+에서는 정유라 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와 여권 무효화, 지명수배 조치 등이 어떤 효력을 가지는지 정리해봤습니다.

■ 체포영장 발부와 여권 무효화

정유라 씨는 청담고·이화여대로부터 입시·출결·성적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특검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습니다. 삼성전자 측으로부터 대가성 특혜를 받았다는 의심도 받는 상태입니다.

지난 21일, 박영수 특검팀은 정 씨의 신병(身柄)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신병은 보호나 구금의 대상이 되는 당사자를 의미하죠.
체포영장 발부와 여권 무효화
독일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정 씨에 대해 특검팀이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여권 무효화 조치에 들어간 겁니다.

특검팀은 정 씨의 소재지, 거래내역, 통화내역을 확인하고 독일에 보유한 재산을 동결하기 위해 독일 검찰에 사법 공조도 요청한 상황입니다.

정 씨가 독일에서 여러 사람의 비호를 받고 있으며, 다른 나라로 거처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특검팀이 국내 법원에서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독일 검찰로 보내면, 다시 현지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받아 정 씨의 신병을 확보하게 됩니다.

특검팀은 체포영장 발부와 동시에 외교부를 통해 정 씨의 여권 무효화 조치에도 착수했는데요, 여권이 무효가 되면 정 씨는 독일에서 불법 체류자 신분이 돼 한국으로 추방될 수도 있습니다.

■ 기소중지와 지명수배

지난 22일, 박영수 특검팀은 정유라 씨의 소재지를 파악하기 위해 또 다른 카드를 뽑아 들었습니다. 정 씨에 대한 기소중지와 지명수배입니다.
기소중지와 지명수배
기소중지는 범죄 피의자가 소재 불명이거나 도피 중일 경우, 피의자를 검거할 때까지 수사를 일시 중지하는 조치입니다. 기소중지 기간은 공소시효에서 제외되죠.

특검팀은 정 씨를 지명수배하고 지금이라도 정 씨가 귀국하길 바란다며, 국내외에서 정 씨의 도피를 돕거나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행위를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경고했습니다.

정 씨와 함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최순실 씨 측근들의 처벌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특검팀은 정 씨를 국내로 강제 구인하기 위한 고강도 압박에 나섰습니다.

■ 인터폴 적색수배, 그 수위는?

특검팀은 정유라 씨 강제소환에 한 번 더 압박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중범죄 피의자에게 내리는 국제 수배령인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한 겁니다.

인터폴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 International Criminal Police Organization)의 약칭입니다. 국제 범죄를 수사하고 범인체포 및 인도에 협력하는 국제기구죠.

'적색수배(Red Notice)'는 인터폴의 수배 유형 중 하나입니다. 인터폴의 수배 유형은 색깔로 분류하는데, 적색수배를 비롯해 청색, 황색, 녹색, 흑색, 오렌지 등이 있죠.
인터폴 수배종류
'황색수배'는 실종자나 식별이 어려운 사람을 대상으로, '청색수배'는 범죄 및 불법행위 관련 정보수집이 목적입니다.

'흑색수배'는 정체불명의 기관을 대상으로 하고, 범죄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내리는 ‘녹색수배’와 폭탄을 숨기거나, 위험한 물건을 소지한 사람에게 내려지는 '오렌지수배'도 있습니다.

'적색수배'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외국 범인을 본국에 송환·인도하는 수배로, 수배 유형 중 가장 강한 단계입니다.

적색수배가 내려지면 인터폴에 가입된 세계 190개국 사법당국에 정 씨에 대한 정보가 공유됩니다. 190개 나라에 지명 수배가 내려지는 겁니다.

인터폴 회원국은 공항이나 항만의 적색수배자 소재 파악을 위한 수사 공조 및 정보를 제공합니다. 만약 정 씨가 독일 공항 등을 이용할 경우, 검색대에서 인터폴에 체포돼 국내로 인도되는 것이죠.

특검팀은 인터폴 적색수배에 필요한 서류준비 등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오늘(26일) 경찰청에 공식 요청할 계획입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 씨도 검찰 출석에 불응해 적색수배가 내려진 바가 있습니다.

유 씨는 프랑스 현지에서 인터폴에 의해 체포됐으나, 아직 국내 송환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기획·구성 : 윤영현,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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