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입양인들이 모국인 한국에서 친부모를 찾기 위해 유전자검사에 나서고 있으나 데이터베이스(DB) 미비, 부모 세대의 소극성 등의 문제에 부닥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서울발 기사에서 네덜란드 입양인 선미 스테플(46)씨가 5년 동안의 노력에도 친부모를 찾지 못하자, 최근 유전자검사에 응한 사례를 소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인천에서 태어난 그는 닿을 수 있는 모든 경로로 친부모의 소재를 수소문했지만 허사로 돌아가자 최근 자신의 구강상피세포 샘플을 미국 텍사스의 한 유전자 분석회사로 보냈다.
이곳에서 분석되는 그녀의 유전자정보가 기존의 유전자정보 DB에서 대조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유전자검사는 길고 험난하면서도 때로는 허망하게 끝나기도 하는 해외 입양인의 '뿌리찾기'를 단축해줄 수 있는 대안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국내 관련법 조항, 부정확한 입양정보 등으로 친부모 찾기가 난관에 부닥쳤을 때 유전자정보가 '지름길' 역할을 해줄 수 있도 있다.
미국서 의료기기회사 '멕트라 랩'을 설립한 과학자 토머스 박 클레멘트 씨가 이 같은 움직임을 돕는 이유도 이런 효율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한국 출신으로 미국 가정에 입양돼 자란 클레멘트 씨는 여기에 1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하고 2천550개의 DNA검사 키트를 미국 내 한국인 입양인과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에게 배포했다.
참전용사 중에는 입양인 1세대의 부모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별도로 450개의 키트는 미국 국적의 한국계 혼혈입양인 모임 '325KAMRA'로 전달됐다.
325KAMRA를 통해서는 이번 달 한국인 엄마와 미국에 입양된 딸이 30년 만에 처음 전화통화를 하는 모녀상봉이 이뤄지기도 했다.
NYT는 유전자를 통한 친부모 찾기의 가장 큰 걸림돌은 DB라고 전했다.
일단 해외 입양인과 이들의 친부모의 유전자정보만을 따로 모아놓은 별도의 DB가 없고, 한국과 미국의 DB가 서로 정보교환을 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친부모들이 유전자 정보 제공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또 다른 이유로 꼽았다.
여러 DB에서 서로 일치하는 유전자정보를 찾아내는 일을 하는 'GEDMatch'라는기업에는 1천여 명의 입양인이 DNA 샘플을 제출했지만, 친부모의 경우에는 100여 명만이 유전자검사에 응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