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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집에 쓰레기 20톤…못 버리는 것도 '병'

<앵커>

쓰지 않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집 안에 하염없이 쌓아만 두는 증세를 저장 강박장애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심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한 가정집에서는 쓰레기가 무려 20톤이나 나왔습니다.

정성엽 기자의 생생 리포트입니다.

<기자>

서울 서초구 주택가의 한 빌라입니다.

집안은 현관부터 거실까지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방 안에도 온통 쓰레기뿐이고, 화장실은 화분들로 가득 찼습니다.

집은 쓰레기와 화분에 내주고 정작 집주인은 지하 창고에서 살고 있습니다.

[집주인 : 조금만 일을 하면 하루 이틀을 누워 있어야 해요.]

악취가 난다는 이웃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관할 구청이 집주인을 설득해 대청소에 나섰습니다.

이틀에 걸쳐 수거한 쓰레기가 무려 20톤에 달합니다.

이런 심각한 수준의 저장 강박장애를 보이는 가구 수는 서울에만 400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최광선/서초구 복지정책과장 : 냄새가 나니까 치워달라고 계속 종용을 하지만 (집주인)이 분들이 거기에 응하지 않는거죠.]

자치단체가 쓰레기 수거에 나서려 해도 집주인이 거절하면 도리가 없습니다.

[송미영/서초1동 사회복지담당 : 저소득층이라고 볼 수도 없어서 도와드리기가 어렵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으시다 보니까 저희가 접근하기도 좀 난해하거든요, 어렵고.]

설사 쓰레기를 치운다 해도, 집주인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가 없다면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손석한/신경정신과 전문의 : 본인이 문제점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면 다시 그와 같은 행동을 반복해서 집안이 어지러워지고 쓰레기장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입니다.]

저장 강박장애는 다른 지적장애와 달리 자치단체에 등록돼 있지 않습니다.

저장 강박장애의 실태를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영상편집 : 김지웅,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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