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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아파트 엘시티 투기바람 후유증…계약금 미납 수두룩

120가구에 달해…시행사 '더 유예 못 해' 해약 통보

초고가 아파트 엘시티 투기바람 후유증…계약금 미납 수두룩
지난해 분양 과정에서 과열 논란을 빚었던 부산 해운대 미포 '엘시티 더 샵' 현장이 또 시끄럽다.

엘시티 더샵의 총 882가구 가운데 미분양과 계약금 미납에 따른 계약해지 물량이 전체의 2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거론되던 투기 바람과 거품 분양 논란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엘시티는 한 채당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초고가 분양가에도 평균 17.22대 1이라는 높은 청약률을 기록해 분양 대박 신화를 일구기도 했지만, 거품 또는 투기 광풍 논란을 불러 일으켜 전국적 관심을 받았다.

엘시티PFV가 시행하고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은 엘시티 더샵은 최고 85층, 총 882가구 규모로 한 채당 가격(3.3㎡당 평균 분양가 2천730만원)이 최하 15억원에서 최고 68억원에 이른다.

그동안 숱한 화제를 뿌리며 주목을 받았지만, 계약자 중 계약금을 완납하지 않은 계약자가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나 투기성 청약 논란과 함께 지역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시행사인 엘시티PFV는 계약금을 미납한 120가구에 대해 해약을 통보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말 1차 계약금 5천만원을 낸 826가구의 14.5%에 해당한다.

이들 가구는 지난해 11월 말까지 내야 할 2차 계약금(1차 계약금 5천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계약금. 가구당 평균 1억5천만∼2억원)을 지금까지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구는 시행사 측이 계약 위반을 들어 해약을 통보한 만큼 가구당 5천만원씩 떼일 처지에 놓였다.

해약을 통보받은 계약자 상당수가 소송제기 의사를 밝히는 등 반발하고 있지만, 시행사 측은 해약 통보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법적 다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엘시티 더 샵은 지난해 분양과 청약에 이어 계약 단계에서 일부 가구를 중심으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도 분양권 전매가 성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경제 침체가 가속화되자 지역 부동산 시장 열기도 식어 현재 전매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계약금 미납분 가구 대부분이 실수요자라기보다는 단기 차익을 노린 물량으로 보인다"라며 "더 차익을 챙기려다 전매에 실패한 사례가 많아 가구별로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계약금을 못 낸 가구가 많은 것으로 봐서 오는 6월 말로 예정된 1차 중도금 납부 때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지난해 엘시티가 지역 부동산시장의 활황을 주도한 만큼 이번에 불거진 무더기 계약금 미납 사태가 지역의 다른 주택건설현장과 부동산시장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엘시티PFV 측은 "계약자의 사정을 고려해 2차 계약금 납부 시기를 최대한 늦췄지만, 계약금을 완납한 계약자와 형평성 문제, 엘시티 더샵의 신인도 문제 때문에 더는 연장은 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엘시티PFV 측은 해약을 통보한 120가구와 애초 미분양 물량인 55가구 등 175가구에 대한 재분양을 곧 공고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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