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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한센병 걸렸다 강제 감금…소록도에 남은 '아픈 역사'…

한때 문둥병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요, 일종의 피부질환인 '한센병' 들어보셨죠? 만일 한센병에 걸린 환자가 여러분에게 손을 내민다면, 그 손을 잡아주시겠습니까?

일제가 1919년, 이 한센병을 앓는 환자들을 소록도에 강제 감금하며 아픈 역사와 함께 이 국립 소록도병원이 시작했습니다.

벌써 올해로 개원 100년을 맞아 박수진 기자가 이곳을 다녀왔는데요, 기자는 그곳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환자들과 손을 잡아도 괜찮을까?' 생각했다고 고백을 하기도 했습니다. 박수진 기자의 고백이 담긴 취재파일 보시죠.

[소록도 병원 환자 : 이렇게 살아도 며느리도 몰라. 아들이 셋이나 되는데, 여기와 사는지도 몰라.]

소록도병원이 관리하고 있는 환자는 약 550명, 이중 지금 현재 한센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단 9명에 불과합니다.

이들 대부분 이미 완치가 된 한센병력자인데, 소록도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재활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 한센병 환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야 했던 지난 수십 년의 세월 탓에 이젠 돌아갈 곳도, 반겨줄 이도 없기 때문입니다.

손발이 뭉개지고, 입술이 처지는 것처럼 외관으로 드러나는 후유증 때문에 남들 눈을 피해 살아야 했는데요, 심지어 자식 결혼식도 참석하지 못한 어르신들도 있었습니다.

박수진 기자도 처음엔 소록도에 향하면서 '환자들과 손을 잡아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얼마나 한심한 생각이었는지를 깨닫게 됐다고 합니다.

한센병은 알려진 것과 달리 지금은 감염이 거의 되지 않는 '과거의 병'이고, 만에 하나 걸려도 간단한 치료만으로 완쾌된다고 합니다.

매년 4천 명에 가까운 자원봉사자들이 환자들의 자식이자 손주 역할을 대신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환자들의 식사와 목욕을 거들고, 노래와 춤 같은 재롱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들에겐 가장 큰 삶의 위안입니다.

의료진은 한목소리로 말합니다. 이들을 치료하는 방법은 의술이 아닌 바로 대화라고 말입니다. 하늘이 내린 형벌만큼 무섭단 의미에서 '천형'이란 이름이 붙여졌던 한센병. 실제로는 사람들이 가졌던 편견이 무시무시했던 질병이었습니다.

일제 시대에는 한센인들이 강제 노역에 동원됐고, 유전병이 아닌데도 강제로 정관 수술이나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잘못된 역사는 1990년대까지 되풀이됐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이제 길고도 길었던 100년의 아픈 시간을 뒤로하고, 희망이 더 많은 소록도가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이제 편견을 거두고 한센인들에게 손 내밀어 그들의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여보는 건 어떨까요.

▶ [취재파일] 당신이 '소록도'에 꼭 한번 가봐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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