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3金시대 역사 속으로

<앵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로 반세기 가깝게 한국 정치를 좌우했던 3김시대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김호선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 이름보다 영어 약자 YS, DJ, JP로 더 많이 불렸던 세 사람은 1960년대부터 무려 40년 동안 한국 정치의 상징적인 존재였습니다.

특히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화 운동의 동지이자 영원한 경쟁자였습니다.

1967년 신민당 원내총무 경선과 70년 대선후보 경선은 숙명적인 경쟁의 서막이었습니다.

군사 정권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위해 협력했던 두 사람은 1987년 대선 때 후보 단일화를 거부하고 독자 출마를 강행하며 갈라섰습니다.

5.16 군사 쿠데타로 정치권에 등장한 JP도 1987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본격적인 3김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팽팽했던 3김의 균형은 90년 3당 합당을 통해 YS와 JP가 노태우 당시 대통령과 손을 잡으면서 무너졌습니다.

[김영삼 : 민주자유당의 역사적 창당을 선언했습니다. 국가와 민족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우리는 이 자리에 함께 모였습니다.]

92년 YS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DJ가 정계 은퇴를 선언하면서 3김 시대라는 용어도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김대중 : 40년의 파란 많았던 정치생활이 사실상 종말을 고한다고 생각하니….]

하지만 DJ가 정계 복귀와 함께 97년 대선 때 JP와 손을 잡고 이른바 DJP 연대를 통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3김 시대의 2막이 열립니다.

[김종필 : 모든 국민들이 그 보람을 함께 나눠 가질 수 있도록 해주시라고 빌고 여기에 왔습니다.]

2004년 총선에서 낙선한 JP를 마지막으로 세 사람 모두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DJ와 YS의 잇따른 서거로 3김 시대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지만 그들이 극복하지 못한 지역주의의 장벽을 허무는 일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