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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장갑 사줄 돈 없다더니…줄줄 새는 70억

<앵커>

소방관들이 화마와 싸울 때 가장 중요한건 장갑과 방화복입니다. 예산이 부족하다고 제대로 지급이 안돼서 개인 돈으로 사거나 대원들이 돌려 입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방 장비 납품 과정에서 예산 70억 원이 낭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갑은 7만 켤레, 방화복은 1만 2천 벌을 살 수 있는 돈입니다.

기동취재, 김지성 기자입니다.

<기자>

중앙 119 구조본부가 재작년 도입한 무인 항공기입니다.

재난 현장에서 방사능과 같은 유독 물질은 없는지, 또 붕괴 위험은 없는지 탐색하는 장비입니다.

계약서에는 독일 제품으로 돼 있는데, 항공기 여기저기에 중국어가 눈에 띕니다.

타이완에서 생산된 제품입니다.

4천만 원이면 살 수 있는데 1억 4천만 원이나 줬습니다.

납품 업체도 무인 항공기와 무관한 스쿠버 장비 업체였습니다.

수중 정밀 영상탐색기, 고무 보트, 수중 추진기, 산악 구조 장비들도 계약과 다른 제품이 납품되거나 가격이 3억 6천만 원이나 부풀려졌습니다.

제대로 시장가격을 조사하지 않고 업체 한두 곳에서만 견적을 받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소방 공무원 : (구매 전문 부서가 없어) 현장 출동을 하면서 장비를 구매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하나하나 다 자료 조사를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웠습니다.]

무인 항공기의 경우는 응찰 업체 가운데 최저가 1순위부터 4순위 업체가 모두 떨어졌고, 대신 처음 견적을 냈던 5순위 업체가 낙찰받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특수소방차량은 고가 장비여서 예산 낭비도 그만큼 컸습니다.

불이 났을 때 건물 지붕이나 벽을 부수고 물을 뿌리는 무인 파괴 방수차, 29억 원을 들여 두 대를 들여왔는데, 소방 본부가 자체 평가한 적정 가격은 15억 원이었습니다.

다목적 제독차 석 대에 32억 원, 다목적 굴착기 석 대에 9억 8천만 원, 장비 운반차 여섯 대에 4억 8천만 원 등 3년 6개월 치 장비 구매 과정에서 확인된 국고 손실이 70억 원이나 됩니다.

[정청래/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국회 안전행정위 : 담뱃세 인상에 따라 소방안전교부세가 올해 3천억, 내년 4천억 배정됐습니다. 보다 철저하게 소방 장비 구입 예산을 감시해야 할 것입니다.]

장비 구매의 실무를 맡은 소방공무원 15명 등은 검찰에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넘겨져 조사를 받고 있지만 고위 책임자에 대한 사법 처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김승태, 영상편집 : 이홍명)    

[ '다목적 제독차 납품 국고손실' 관련 반론보도문 ]

방송은 지난 9월 11일자 <8시뉴스>에서 '소방관 장갑살 돈도 없다는데 줄줄새는 70억' 제목의 기사에서 "다목적 제독차 납품 과정에서 예산 32억이 낭비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는 "국가기관의 정당한 입찰과정을 거쳐 선정되었고, 32억 원의 국고손실을 입히지 않았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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