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 도난사건 '황당'…알고 보니 농사지으려 훔쳐

농사를 지으려고 밭에 세워둔 70대 농민의 경운기를 훔쳐 달아난 장인과 사위가 경찰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강원 강릉경찰서는 경운기를 훔쳐 화물차에 싣고 달아난 혐의(특수절도)로 차 모(67)씨와 허 모(48)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장인과 사위 사이인 이들은 지난달 27일 오후 8시 30분 강릉시 강동면 하시동리 박 모(70)씨의 밭에 있던 박 씨의 경운기를 화물차에 싣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사위인 허 씨의 농사일에 필요한 경운기를 이웃집에 빌려 달라고 요청했으나 농번기로 임대받지 못하자 범행 당일 낮에 미리 봐둔 박씨의 경운기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 농민인 박 씨는 늦은 저녁까지 밭을 갈고 야간 운행이 어려워 밭에 그대로 세워둔 경운기가 다음날 감쪽같이 사라지자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경운기가 사라진 전날 비가 내려 농로와 밭에 선명하게 남은 화물차의 바퀴 자국과 방범용 CCTV를 토대로 화물차를 추적했습니다.

특히 방범용 CCTV 화면에 화물차의 안개등이 한쪽밖에 보이지 않는 것을 포착한 경찰은 안개등이 고장 난 화물차를 수소문한 끝에 장 씨와 허 씨를 검거했습니다.

담당 경찰은 "피해자의 밭 주변에 경운기를 적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화물차의 바퀴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며 "피의자들의 집 앞 밭에 있는 경운기를 회수해 피해 농민에게 되돌려줬다"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