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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 스트레스'…은퇴 후 배우자 건강 더 나빠진다

"소득 감소·은퇴자와의 장시간 동거에 어려움"

'삼식이'(은퇴 후 집에서 세끼를 챙겨 먹는 남편)라는 우스갯소리가 빈말이 아님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소득 감소와 은퇴자와의 장시간 동거 등에 따른 스트레스로 은퇴자 본인보다 배우자의 건강이 더 나빠진다는 것입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15 고용패널학술대회 학생논문 공모전'의 최우수상으로 나수영(서울대 아동가족학과 석사과정)씨의 '은퇴가 은퇴자 및 배우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논문은 은퇴자 부부 91쌍을 선정해 2006년부터 응답자의 건강 상태를 묻는 격년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은퇴 직후 은퇴자와 배우자 모두 건강이 안 좋아졌다가 은퇴한 지 3∼4년이 지난 뒤 다시 건강을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은퇴가 은퇴 당사자보다 배우자의 건강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논문은 지적했습니다.

은퇴가 당사자에게는 부정적 변화와 긍정적 변화를 함께 주지만, 배우자에게는 주로 스트레스만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은퇴자에게 은퇴는 기존의 사회적 연결망이 줄어들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부정적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일에서 받는 압박이 사라지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긍정적 측면도 있습니다.

반면, 배우자는 가구 소득이 줄어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는데다 은퇴한 배우자와 갑작스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돼 불편함까지 느끼게 됩니다.

다만 은퇴자와의 생활에 적응하면서 은퇴 3∼4년 후에는 배우자의 건강이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수영 씨는 "이번 연구는 은퇴가 개인적 사건이나 변화의 차원을 넘어 가족의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은퇴 여부가 중·노년층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은퇴 후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가족 구성원들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더 폭넓은 연구 또한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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