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내곡동 강동·송파훈련장에서 발생한 총기사고의 징후는 바로 옆에 자리 잡은 강남·서초훈련장에서 분명하게 감지됐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향방작계훈련을 받고 나온 예비군들은 사고 당시 옆 사격장에서 난 총소리가 좀 이상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오후 2시 훈련장을 나온 김기범(23)씨는 "오전 10시40분쯤 사격장에서 1㎞ 정도 떨어진 훈련장에서 경계훈련을 받고 있는데 사격하는 소리가 좀 이상하게 났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김 씨는 "사격을 할 때는 일반적으로 여러 명이 정해진 시간에 함께 한 번에 쏘기 때문에 소리가 '따다다다다다다…'라고 나는 게 보통인데, 한차례 이렇게 소리가 난 뒤 1∼2분 정도 있다가 단발로 사격하는 소리가 '땅·땅·땅·땅' 하고 네 번 정도 들렸다. 그 후로는 총소리가 더는 들리지 않고 조용했다"라고 기억했습니다.
김 씨는 "그때는 무심하게 넘겼는데, 3∼4분 뒤에 구급차와 경찰 승합차가 사격장 쪽으로 들어가는 게 보여 '뭔가 사고가 났구나' 싶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시간 훈련장에서 나온 예비군 김 모(28)씨도 "사격장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각개전투 훈련을 받고 있는데 사격장 쪽에서 갑자기 교관들이 크게 소리를 질러 놀랐다"면서 "다들 깜짝 놀라 훈련을 멈추고 그쪽을 쳐다봤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그는 "몇 분 지나지 않아 흰색 구급차가 먼저 사격장 쪽으로 올라갔고 몇 분 더 있다가 경찰 봉고차가 도착했다"며 "이때부터 훈련받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고 난 게 아니냐며 웅성웅성대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점심 먹기 전 강당에 모여 있는데 교관이 와서 '옆 부대에서 동원훈련을 받다가 사고가 난 거니 너무 동요하지 말라'며 예비군들을 안심시켰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안에서는 분위기가 어수선했고, 나올 때까지 내내 그 얘기만 했다"면서 "옆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괜찮으냐'는 안부전화를 많이 받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훈련을 받은 오승훈(26)씨는 "내가 있던 교장 반대편에서 사고가 났는데, 사격하는 소리가 계속 나다가 갑자기 딱 멈췄다"라며 "이어 사람들이 소리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정적이 흘렀다"라고 기억했습니다.
오 씨는 "당시 비명 지르는 것만 들리고 따로 사고 총소리는 못 들었다"며 "우리 쪽 교관들이 분주해지면서 총기사고가 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습니다.
2009년부터 31사단 예비군 훈련장에서 조교로 복무했다는 오 씨는 "총기 고리가 없으면 사격훈련을 진행할 수가 없게 돼 있다"면서도 "다만 원래 연결고리를 거는 거라서 사격하는 사람이 오른손으로 총을 잡는척하면서 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