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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끊으며 금품 메모…'친박' 정면 겨냥?

<앵커>

성 전 회장의 메모에 적혀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이른바 '친박 핵심' 인사들입니다. 그렇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왜 이런 메모를 남겼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어서 김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메모는 어젯(9일)밤 성 전 회장의 시신을 경찰이 검시하는 도중 윗옷 주머니 안에서 발견됐습니다.

메모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한 검찰은 급히 특수부 검사를 보내 이 메모를 확보했습니다.

유족들에게도 메모를 넘기지 않았습니다.

A4 용지 3분의 2 크기에 글자 수는 모두 55자에 불과하지만 이 작은 메모가 몰고 온 충격을 짐작했기 때문입니다.

이 메모에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3명이 모두 포함돼 있고,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부터 친박계의 중책을 맡았던 인사들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말 그대로 현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망라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거액의 돈을 준 것처럼 암시하고 있습니다.

성 전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하루 전에도 자신이 MB맨이 아니며 박근혜 후보를 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그제, 기자회견 : 경선이 한창이었던 때 허태열 의원 소개로 박근혜 후보를 만나뵙게 됐습니다. 이후, 박근혜 후보님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습니다.]  

성 전 회장은 자원 개발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이들에게 구명을 시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절망감과 배신감에서 이 메모를 남긴 것으로 보입니다.

[허태열/박근혜 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 : 전화가 여러 번 왔습니다. 제가 안 받았습니다. 섭섭하고 억울한 게 극에 달해서 그런 형태로 나타난 게 아닌가 싶은 짐작만 됩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이 메모는 본격적인 비자금 리스트라기보다는 경향신문 기자와의 통화에 참고하기 위해 기록해둔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성 전 회장이 보다 상세한 내용의 비자금 기록을 남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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