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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플러스] 응급처치 없어서…끝내 사망한 태성이

어제(27일)저녁 안타까운 소식 하나를 전해 드렸습니다.

어느 날 유치원에서 쓰러진 뒤 응급 처치를 제때 받지 못해서 여덟 달 동안이나 중환자실에 누워 생사의 사투를 벌여 온 다섯 살 김태성 어린이가 뉴스가 나간 바로 다음 날 새벽 끝내 짧은 생을 마감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사연을 처음 세상에 알렸던 한세현 기자가 김태성 어린이의 빈소에서 아버지와 나눈 대화를 취재파일에 남겼습니다.

[故 김태성 군 아버지 : 그런데도 진짜 꼭 안아 줬어요. 살아날까, 마지막에 살아날까…. 간호사가 호흡기를 떼더라고. 진짜 가슴 찢어지는 줄 알았어요.]

지난해 5월 7일 정신없이 뛰노는 아이들 가운데 태성이는 혼자서 한 시간 가까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몇 번이고 힘없이 머리를 떨어뜨렸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됐습니다.

[故 김태성 군 아버지 : 물론 많은 학생들을 같은 공간 안에서 본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건 알아요. 이렇게 힘들어할 때 유치원 선생님들이 앞으로 유심히만 봐 주면 절대 이런 일 생기지 않아요. 제 생각은 그래요.]

뒤늦게 숨이 멎은 채 발견됐지만, 긴박한 순간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아는 사람은 유치원 선생님도 원장도 아닌 운전기사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숨이 돌아올 때까지 갈비뼈가 부러질 때까지 절대 멈추지 말았어야 할 심폐소생술을 그만두고 호흡도 못 하는 아이를 그냥 차에 태운 채 의료진을 찾아 헤맨 겁니다.

하지만 이미 너무 오랜 시간이 지체된 후였습니다.

결국, 누구도 태성 어린이를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다시는 이런 실수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겁니다.

고 김태성 군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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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8시 뉴스에서는 전자발찌의 관리상 허점을 단독 보도해 드렸습니다.

한 성범죄 전력자가 출소한 지 5개월 만에 발목에 전자발찌를 찬 채 또 성폭행을 시도하다가 시민에게 붙잡힌 사건이 있었는데요.

처음엔 그냥 그랬나 보다 했다가 범행 시간이 새벽 12시였다는 점에 의문을 품고 추가 취재를 해보니 제도에 엄청난 구멍이 있었던 겁니다.

이 시간은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들의 외출이 제한되는 시간인데 어떻게 이렇게 버젓이 밖을 돌아다닐 수 있었는지 안서현 기자가 밝혀냈습니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주요소에서 야간 근무를 한다며 외출 금지 시간을 밤 11시부터가 아닌 새벽 2시부터로 연장해놓은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숨긴 게 있다면 매주 화요일이 쉬는 날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보호관찰소 측이 주유소에 따로 근무일을 확인하고 있진 않았기 때문에 이 남자는 한마디로 마음만 먹으면 매주 하루씩 자유롭게 밤거리를 활보할 수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이동에 제약도 없으니 교정 당국의 부실한 시스템을 악용할 여지는 충분합니다.

[서울 남부보호관찰소 관계자 : 전국 다 갈 수 있습니다. 왜냐면 이게 주거 제한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요. 법적으로, 지역 제한도 못 하게 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사업해야 한다든지 특별하게 친인척이 뭐 위독하다든지 이런 경우는 해외여행까지도 가능하게 되어 있거든요.]

전자발찌 착용자들의 취업까지는 막을 수 없다 하더라도 그들이 보고하는 대로만 곧이곧대로 믿고 근무지에 이중으로 확인하는 절차가 없다면 시민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을 겁니다.

거창하게 도입된 전자발찌가 있으나 마나 한 액세서리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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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동물 지리산 반달곰의 근황 전해 드렸었죠.

총 34마리가 지리산에 방사됐는데 모두 바위굴이나 나무굴에서 곤히 겨울잠을 자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반달곰의 동면은 파충류나 양서류와는 달랐습니다.

윤영현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설명했습니다.

반달곰은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이 곯아떨어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잠을 자는 것도 아니고 안 자는 것도 아니고 한마디로 비몽사몽인 채로 체내에 축적해둔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겨울을 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여름에 교미에 성공한 암컷은 동면 기간인 12월부터 4월 사이에 새끼를 낳아 기르기도 합니다.

지난겨울의 경우 무려 8마리의 새끼 반달곰들이 한꺼번에 태어나 지리산 골짜기에 아기곰들의 울음소리가 아주 우렁찼을 정도입니다.

올봄에도 건강한 새 식구들이 태어날 거라 기대되고 있는데요.

반달곰들이 이렇게 가수면 상태에 있기 때문에 등산객들도 최대한 조심하시는 게 좋습니다.

곰들이 조금이라도 위험을 느끼거나 수면을 방해받으면 공격성이 커질 수 있고 특히 새끼를 밴 암컷들의 경우 보호본능이 발휘되기 때문입니다.

겨울에 지리산 오르시는 분들 꼭 정해진 탐방로만 이용하시고 되도록 "야호" 하고 소리치는 것도 자제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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