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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지금 와서?" 울컥한 귀농인…난리 난 시골 마을 "떠납니다"

[결사반대! 결사반대! 태양광이 웬 말이냐! 웬 말이냐!]

군청 앞에 모여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

[담당자들 정신 차리시오. 큰일 납니다. 주민들 다 죽는다!]

이들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거리로 나선 걸까? 해발 1천m, 울창한 산림과 청정 계곡 빼어난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6년 전, 강원도 '명품 마을'로 선정된 평창군 봉황마을입니다.

평화롭던 마을이 발칵 뒤집힌 건 지난해 말.

[오종근/봉황마을 주민 : 그 장소가 마을 한가운데예요.]

민가들 사이로 광활하게 펼쳐진 목장 부지에 거대한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서게 된다는 겁니다.

[나동근/봉황마을 주민 : 한 마을 정도 되는 면적인데 그 면적에 그 새카만 패널이 덮인다는 거는 끔찍한 재앙…. 지금 저 가까운 데는 (민가와) 불과 100m도 안 돼요.]

귀농 귀촌 가구가 마을의 90%를 넘을 만큼 인구 유입이 이어지던 상황.

그런데 느닷없이 20만㎡, 그러니까 축구장 30개 넓이가 태양광 패널로 뒤덮인다는 얘기입니다.

[최학래/봉황마을 주민 : 여기 와서 사과 농사를 마음먹고 했는데 지금 와서…. 갑자기 생각하니까 울컥합니다.]

주민들은 청정 휴양 마을로 육성하겠다며 60억 원의 보조금까지 지급했던 지자체가, 태양광 허가를 내준 건 모순이라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나동근/봉황마을 주민 : 한쪽에서는 명품 마을이라고 지원을 해주고 한쪽에서는 태양광 사업을 해서 마을을 망치려고 그러고.]

해발 850m 정개산 자락에 있는 맷대 마을 5년 전, 제 뒤로 보이는 산 정상부 6만 6천㎡, 총 2만 평 부지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섰습니다.

그 후 계속해서 마을 쪽으로 태양광 발전소가 추가 건설되면서 견디다 못한 주민들은 살던 집과 부지를 태양광 사업자에게 넘기고 속속 마을을 떠나고 있습니다.

[맷대마을 주민 : 태양광이 나무 옆까지는 내려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그냥 못 살고 나가는 거지. 모든 걸 포기하고 나가는 거지. 힘이 없으니까….]

이 부지 안에서 한창 공사 중인 전원주택, 이 집은 완공되더라도 사방이 태양광 패널 숲입니다.

[건축업자 : (건축주가) 땅을 사셨는데 모르셨어요. (판 사람이) '여기는 개발이 절대 안 될 거다' 그런 얘기를 하셨었어요. 좀 당했어요.]

귀농인 두 가구는 집을 짓다가 포기하고 그냥 헐어냈습니다.

[맷대마을 주민 : 이게 터잖아요. 공사까지 했는데 묻어버린 거예요. 태양광이 들어오면서 이 집을 부수게 된 거지.]

대부분 산지로 이뤄진 평창군 일대의 태양광 허가 건수는 최근 3년 새 급증하는 추세, 예정지마다 예외 없이 비슷한 갈등이 재연되고 있습니다.

[도사마을 주민 : 난 집도 절도 없는데다가 나가라잖아요. 제가 한 60년을 살았거든요. 태양광 업자들이 사서는 무조건 있는 사람들 다 내보내잖아요. 그렇게 하면 안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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