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정난을 겪던 제주의 평화박물관이 결국 일본에 매각됩니다. 일본의 침략을 증명할 소중한 문화재들이 일본에 팔려나가고 있는 겁니다.
JIBS 하창훈 기자입니다.
<기자>
평화박물관 일본 매각 사실은 충격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일본의 침략역사를 보관하고 있는 박물관이 하필이면 일본인에게 매각되는데다, 평화박물관 전시된 유물 중 일부는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혜완/김천여자고등학교 2학년 : 전쟁할 때 당했었는데, 지금 이렇게 매각 되는 건 그때만큼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니까….]
더 큰 문제는 평화박물관이 등록문화재란 사실.
제주도내 지하요새 중 최대 규모에다 일본군의 군사적 요충지임이 인정돼 지난 2006년 12월 등록됐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관심은 전혀 없었습니다.
문화재임을 인정하면서도 소유자의 자발적인 보호노력만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영근/평화박물관 관장 : 법에는 지원법도 있고 하지만 개인이라고 방치하는 거죠. 문화재청에서 관심이 없어요.]
사정은 다른 곳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제주지역에서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곳은 평화박물관을 비롯해 모두 21곳.
하지만 21곳 모두 소유자의 보호노력만을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문화재이면서도 문화재 대접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제주의 소중한 문화재는 사라질 위기에 처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