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월 12일 북한 병력 수송 목적 러시아 함정 활동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북한군의 파병 경로가 위성 사진 등을 통해 확인됐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 연구진이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북한군은 러시아까지 이동에 선박과 차량을 이용했습니다.
수백 명씩 러시아 해군 함정을 타고 해상으로 이동해 민간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두나이 군항에 내렸고 이후 트럭을 타고 육로로 이동했다는 분석입니다.
위성사진을 보면 지난해 10월 17일 러시아 해군 상륙함인 '니콜라이 빌코프'호로 추정되는 선박이 두나이 군항에 정박해있고, 크레인이 함정으로 뻗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 옆 부두에는 덮개가 있는 화물 트럭이 눈에 띕니다.
이어 10월 20일 위성사진에서는 크레인이 철수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지난해 10월과 11월 적어도 두 척의 러시아 해군함정이 북한군을 두나이 군항으로 실어 나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위성사진에서는 앨리게이터급과 로푸차급 상륙함이 확인됐는데, 이들 상륙함은 많게는 400명까지 태울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국가정보원은 북한군 1천500명이 청진·함흥·무수단 인근지역에서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상륙함 4척과 호위함 3척을 이용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정원이 밝힌 것과 비슷한 시점에 러시아 함정이 두나이항에 정박한 모습이 포착된 만큼 북한군이 청진·함흥·무수단에서 두나이항까지 해상경로를 택했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샘 레어 CNS 연구원은 러시아와 북한이 군항인 두나이항을 택한 것은 민간의 눈에 띌 수 있는 인근의 블라디보스토크항보다 더 안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군이 노출되지 않도록 매우 신중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두나이항을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두나이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북한이 러시아로 군수품을 수송하는 데 이용됐던 곳이기도 합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약 1만 2천여 명의 병력을 러시아로 파병했습니다.
이 가운데 약 4천여 명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것으로 추정되며, 우크라이나는 2명을 생포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러시아와 북한은 북한군 파병을 공식 확인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우크라이나 대사로 내정된 싱크탱크 '뉴 유럽 센터'의 알료나 헤티만추크 소장은 최근 한국 독일문화원 포럼에서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쟁을 통해 현대전 경험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실제 전장에서 미사일을 시험하고 있는 것"이라며 북한이 이를 통해 미사일 정확도를 높이고 있으며 지상군도 첨단기술을 활용한 현대전 경험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CNN은 다만 제임스마틴에 따르면 러시아와 북한이 더는 병력 수송에 해로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매체는 러시아 군용기가 블라디보스토크와 평양 사이를 자주 비행하고 있다는 한국 정보당국의 보고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국정원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공지를 통해 북한이 러시아군을 지원하기 올해 1∼2월 1천 명 이상 병력을 러시아에 더 보냈으며 추가 파병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국가정보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