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이시바 일본 총리가 현지시간 7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제 대형 수송기를 구매하고자 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 발언에 환영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도통신은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방위비(방위 예산) 증액을 요구받을 것을 가정해 회담을 준비했다"며 "제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선수를 친 형태"라고 해설했습니다.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급한 미국 대형 수송기는 C-17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습니다.
C-17은 자위대가 운용하는 일본제 C-2 수송기와 비교해 적재 공간이 넓고 수송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됩니다.
방위상을 지냈던 이시바 총리는 이전부터 C-17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작년 10월 취임 이후 방위성에 도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C-17은 2015년에 생산이 종료돼 구입할 경우 중고 수송기를 들여와야 하고, 가격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교도는 짚었습니다.
인도가 2011년 C-17 10대를 구매할 당시 계약 총액은 41억 달러(약 5조 9천억 원)였습니다.
일본 정부는 1990∼2000년대에도 C-17 도입을 논의했으나, 항공자위대 일부 비행장에서 이착륙이 불가능해 보류한 바 있습니다.
방위성 내에서는 여전히 C-17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고 교도는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에 방위비 증액을 직접적으로 요구하지 않았으나,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일본의 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 이후 방위력 강화'를 명기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17일 중의원(하원)에서 2027회계연도 이후에도 방위비를 늘려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하면서 당시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이던 방위비를 2027회계연도에 GDP 대비 2%로 늘리고, 이때까지 방위비 총 43조엔(약 415조원)을 확보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