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 전쟁'이라는 말을 아마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쿠팡과 CJ제일제당 간의 가격 협상이 결렬되면서 시작된 갈등은 어느덧 1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이렇게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는 당사자가, 하나는 국내 최대의 유통 기업이고, 나머지 하나는 종합식품 1위 기업이다 보니, 이들을 둘러싼 관심은 식을 줄을 모른다. 특히 최근에는 두 회사의 2023년 연간 실적이 차례로 공개되며, 이 대결의 현재 상황에 대해 많은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흥미로운 건 햇반 매출을 바라보는 논조가 극명하게 갈렸다는 점이다. 한편에서는 햇반의 판정승을 선언한다. 이들은 CJ제일제당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기반하여 기사를 썼는데, 우선 햇반의 지난해 매출이 8,503억 원으로 역대 최대인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이 68%에 달한다며 '압도적 독주'라는 표현까지 덧붙이고 말이다.
반면에 이와 완전히 상반되는 의견을 피력한 기사들도 많았다. 이들이 주목한 건 매출액 규모가 아닌 매출 증가율이었다. 햇반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2021년 23%에서, 2022년 18.5%로 감소한 데 이어, 2023년에는 불과 4.3% 성장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CJ제일제당이 쿠팡 갈등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둥, 매출 증가율 폭락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햇반의 작년 매출을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여전히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양측 모두 화해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사실 유사한 상황에서 많은 제조사들은 쿠팡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걸 택하곤 했다. 특히 올해 1월 LG생활건강의 로켓배송 재개는 매우 상징적인 일이었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카테고리를 리딩하는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화해 타이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쿠팡과 CJ제일제당 모두 전쟁을 이어가는 걸 택하였다. 이는 곧 그 누구도 최소한의 양보도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고, 두 회사 모두 현재 버틸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동시에 뜻한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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