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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바다크샨주에서 강추위를 뚫고 걸어가는 여성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영하 20∼30도의 강추위가 엄습, 최근 70여 명이 동사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18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후 아프간 수도 카불 등 여러 지역에 이례적인 강추위가 몰아닥쳤습니다.
중부 고르주와 서부 바드기스주에서는 각각 영하 33도, 영하 28도까지 기온이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국토의 절반이 해발 1천m 이상인 산악국 아프간은 겨울마다 강추위와 폭설에 직면하지만, 올해 상황은 더욱 혹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함마드 나심 무라디 아프간 기상청장은 "이번 겨울은 지난 몇 년 가운데 가장 춥다"며 "앞으로 1주 이상 강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혹한으로 최근 8일 동안 70명 이상이 사망하고 가축 7만 마리가 폐사했다고 아프간 재난관리부는 밝혔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폭설로 길이 폐쇄되거나 눈에 뒤덮인 주택의 모습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아프간 시골집의 경우 대부분 진흙이나 흙벽돌 등으로 얼기설기 지은 탓에 강추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거리 곳곳에서는 추위에 버티기 위해 모닥불을 피워놓고 몸을 녹이는 이들의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특히 오랜 내전으로 인해 집을 잃은 난민들은 오갈 곳 없이 강추위에 고스란히 노출됐습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아프간 정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심한 추위로 많은 주민이 목숨을 잃어 비통하다"며 관련 기관과 공무원은 추가 희생자를 막기 위해 가용자원을 모두 동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프간 경제가 워낙 허약해 탈레반 정부가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국 원조에 의존해 근근이 버티던 아프간 경제는 2021년 8월 탈레반의 재집권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급감했고 미국 등 서방의 제재와 해외 자금 동결 등으로 외화 유입이 막히면서 국고는 비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국제구호단체 상당수가 탈레반의 비정부기구(NGO) 내 여성 활동 금지 조치에 반발, 활동을 중단하면서 현지 주민의 고난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