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Fun 문화현장]
<앵커>
문화현장입니다. 설악산은 추석 무렵부터 이듬해 여름까지 눈이 쌓여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변화무쌍한 설악의 모습이 단순화된 형태와 화려한 물감의 향연으로 캔버스 위에 펼쳐집니다.
이주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설악의 사계 / 4월 2일까지 / 갤러리 예인]
모든 봉우리와 골짜기가 온통 흰 눈으로 뒤덮인 채 이름 그대로 설악을 이루고 있습니다.
나무도 숲도 바위도 모두 가둬버린 설산의 위용은 검푸른 하늘 아래 흰빛을 뿜어냅니다.
봄이 되면 만개한 벚꽃이 눈앞을 가득 채우고, 병풍처럼 둘러섰던 바위 능선도 저 멀리 밀어냅니다.
울긋불긋 가을의 단풍 역시 설악의 생동감을 더하는 빼놓을 수 없는 절경입니다.
숲과 산을 넘어 하늘까지 붉게 물들이는 것입니다.
[김정호/작가 : 설악산이 산의 표정이 많고, 계절에 따라 그림의 색깔이나 표정이 다양하고 이채롭습니다.]
변화무쌍한 설악의 모습을 작가는 무심한 듯 툭툭 그려냈습니다.
디테일은 없어지고 색채는 과장됐습니다.
두텁게 바른 물감은 굵은 붓질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원근법이나 명암 표현 같은 회화 기법에도 얽매이지 않았습니다.
마대 캔버스 위에 흑백의 붓질로 형태와 색상을 모두 추상화하기도 합니다.
[김정호/작가 : 표정을 하나하나 이렇게 살려보려고 노력했는데 그러면 표정이 사실적으로 보여지는 것은 맞는데 느껴지는 것은 사실적이지 않더라고요.]
산 아래 머물며 그때그때 눈에 보이는 설악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살려낸 것입니다.
물감의 색감과 질감을 극대화해 설악산의 다양한 표정에 최적화된 표현 방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