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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도 너무 다른 '이웃 나라'
스웨덴의 상황을 이웃 나라인 덴마크와 비교해 봤습니다. 덴마크는 코로나19가 확산하자 국경을 봉쇄하고 학교와 상점 등의 문을 닫게 했습니다. 스웨덴과 다른 길을 택한 것입니다. 지난 4월 15일부터 초등학교와 유치원의 문을 다시 열었지만 10명이 넘는 모임은 다음 달 10일까지 계속 금지됩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만해도 덴마크의 코로나19 환자 수가 스웨덴보다 더 많았습니다. 점점 스웨덴의 확진자 수가 많아지더니 지금은 스웨덴의 환자 수가 덴마크의 두 배에 육박합니다.
스웨덴 | 덴마크 | |
3월 13일 | 687 | 785 |
17일 | 1,119 | 960 |
27일 | 3,046 | 1,877 |
4월 1일 | 4,947 | 3,275 |
11일 | 10,151 | 6,191 |
22일 | 16,004 | 8,108 |
지금까지 두 나라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스웨덴 1,937명, 덴마크 384명입니다. 전체 인구 수를 감안하더라도 스웨덴의 인구 100만 명당 코로나19 사망자는 175명으로, 덴마크 64명보다 훨씬 많습니다.
● 스웨덴 사망자의 87%는 70세 이상
스웨덴 내부에서도 보건당국의 '느슨한' 봉쇄조치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노인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노인들이 정책의 최대 희생자가 됐다'는 내용입니다. 스웨덴의 사망자 1,937명을 연령대별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9세 이하 | 1 |
20~29세 | 4 |
30~39세 | 7 |
40~49세 | 20 |
50~59세 | 66 |
60~69세 | 148 |
70~79세 | 459 |
80~89세 | 777 |
90세 이상 | 455 |
사망자 중 70세 이상은 1,691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87.2%에 이릅니다. 60세 이상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 60세 이상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94.9%에 달합니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만 요양원 내 감염 사례가 수백 건 나오는 등 노인들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스웨덴의 바이러스학자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레나 에이호른은 "정부는 지금까지 노인 보호가 주목적이라고 해온 만큼 정책에 실패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스웨덴 국립보건원 소속 감염병 학자인 안데르스 텡넬은 "노인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한 것은 맞지만 전반적인 전략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습니다. 텡넬은 '집단면역' 모델을 설계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웨덴 공중보건국은 수도 스톡홀름이 있는 스톡홀름주(州) 인구의 3분의 1가량이 5월 1일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습니다. 60만 명에 달하는 숫자입니다.
물론 '집단면역' 실험의 성과는 봉쇄에 따른 경제 피해 등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덴마크의 경우 당국의 봉쇄조치 등으로 지난 달 말 기준으로 3만1천 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의학적' 관점에서만 놓고 보면, '집단면역' 실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전 세계 각지에서 최근 시행된 항체 검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된 사람들은 전체 인구의 3% 정도 수준입니다. 앞서 역학자들은 인구의 60%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와 비교할 때 현재 항체를 가진 인구 비율은 예상보다 훨씬 저조한 수치입니다. '집단면역'을 기대할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