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그리스 체류 난민 400명 받기로…EU 주요국 중 첫 수용

넘쳐나는 이주민·난민으로 골머리를 앓는 그리스에 프랑스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는 현지시각으로 어제(12일) 그리스 난민캠프에 체류하는 400명의 이주민·난민을 자국으로 데려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스 주재 프랑스 대사관 측은 "향후 몇 달 내에 그리스에 망명을 신청한 400명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인도적 위기에 처한 그리스를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2015년 그리스 난민 위기가 표면화한 이래 프랑스와 같은 유럽연합 주요국이 난민 재분배 의사를 밝힌 건 처음이라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프랑스는 그리스와 이주민·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밀입국을 주선하는 브로커들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난민 캠프에 의사·심리학자를 배치하는 등 직접적인 지원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와 마주한 그리스는 이탈리아, 스페인 등과 함께 EU 내 주요 이주민·난민 유입국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그리스는 이웃 나라인 터키에서 들어오는 이주민·난민이 상당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이달 현재 그리스에 체류하는 이주민·난민 수는 총 6만9천 명으로, 이 가운데 5만5천 명이 바다로 유입됐고, 나머지 1만4천 명은 터키와의 국경을 통해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근래 들어서는 그리스 자체적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이주민·난민이 유입되며 심각한 사회·정치적 문제가 됐습니다.

에게해의 레스보스·키오스·사모스· 레로스·코스 등 5개 섬에 수용된 난민·이주민 수는 2016년 이후 최대인 총 3만8천여 명으로 거의 모든 캠프가 정원을 초과한 상태입니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레스보스섬의 경우 정원이 3천 명인데 그 5배인 1만5천 명 이상이 수용돼 있는 걸로 전해집니다.

이에 따른 폭력과 위생 문제도 임계치에 이르렀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이러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소하고자 난민 캠프 확장을 추진했으나 해당 지역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스는 지속해서 EU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나 뚜렷한 대응책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바티칸 교황청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시로 레스보스섬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던 33명의 이주민·난민을 데려온 바 있습니다.

바티칸시국은 1천 명 남짓한 인구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 가운데 하나로, 교황청은 다음 달에도 추가로 10명을 수용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