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처럼 미투 운동은 뜨거웠지만 피해자의 고통은 여전히 남아있고 제도적 변화는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오히려 남녀로 갈려 혐오 발언을 내뱉는 성 대결로 왜곡되기도 했는데요, 미투가 몰고 온 변화와 의미는 김영아 기자가 짚어봅니다.
<기자>
여성이 남성의 나체 이미지를 인터넷에 올린 홍대 누드 사진 불법 유출 사건.
'성 편파 수사'논란으로 번지며 여성들의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미투'를 보는 불편한 심기는 '여성 배제', '성 대결' 양상으로 왜곡되기도 했습니다.
남녀로 갈려 혐오 발언을 쏟아내다 물리적 충돌까지 벌인 이수역 폭행 사건도 실체와 별개로 온라인을 중심으로 '남녀갈등'이 극에 달했습니다.
[김영원/서울 종로구 : 남녀 편 갈라서 싸우기도 하고….]
[이우섭/경기도 남양주시 : 서로 혐오하는 댓글들을 많이 보다 보니까….]
하지만 피해자들의 폭로로 출발한 미투를 거대한 물결로 만든 건 분열이 아닌 연대의 힘이었습니다.
그 배경엔 미투가 겨냥한 힘의 불균형, 약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우리 사회 다양한 병폐들과도 맞닿아 있다는 공감이 있습니다.
[이택광/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세상의 절반인 여성들도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 사회라면 세상의 절반도 못 되는 사람들은 어떤 대접을 받겠어요? 그런 평등이라는 또는 차별과 관련된 여러 가지 생각들을 불러냈다는 것이고요.]
미투로 예리해진 '차별에 대한 감수성'은 여성 인권을 넘어 사회 전반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나영/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그동안 말해지지 않았던 수많은 차별의 기제들이 새삼스럽게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고 실제 올라왔죠. 난민 문제도 그랬고 성 소수자 이슈도 그랬고.]
최근에야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 금지법 제정을 위한 준비에 나서는 등 관련 법과 제도 개선이 미흡한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영상취재 : 이재경·노인식, 영상편집 : 김종우, VJ : 오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