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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이 꼭 금메달 따길"…훈훈했던 양궁 남북 대결

"南이 꼭 금메달 따길"…훈훈했던 양궁 남북 대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전 8강 남북 대결이 시작하자 남북한 지도자들과 남자 선수들이 경기장 한쪽에 나란히 섰습니다.

이들은 남북 선수들이 소개될 때 함께 박수를 보냈고, 경기를 앞두고는 서로 대화도 나누며 화기애애하게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우리나라의 장혜진, 강채영, 이은경과 북한의 강은주, 리지향, 박향선이 맞선 단체전 8강은 우리 팀의 가벼운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전날 리커브 혼성전에서 장혜진·이우석이 8강에서 탈락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반대로 북한 강은주·박용원은 강팀을 잇따라 격파하고 결승에 진출하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지만 이날 단체전에선 더 이상의 이변이 없었습니다.

한 수 위의 한국은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6-0으로 승리했습니다.

김성훈 양궁 대표팀 총감독은 "경기 끝나고 북한 사람들이 우리보고 금메달 꼭 따라고 하더라"고 전하며 "북한 입장에서야 어차피 못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남북 대결을 함께 하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양궁은 몇십 년 전만 해도 아시안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이후 한국과는 수준이 크게 벌어졌습니다.

1982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오광순이 여자 리커브 개인 금메달을 거머쥔 것이 유일한 금메달입니다.

2000년 이후엔 2010 광저우 대회에서 권은실이 오랜만에 동메달을 땄는데 당시에도 개인전 남북 대결이 성사된 바 있었습니다.

북한이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정도에만 출전하기 때문에 국제무대에서 남북 대결이 성사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지만 1년에 한 번 정도 국제대회에서 만날 때마다 안면을 트고 잘 지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 감독은 "안부를 물을 정도의 사이는 된다"며 "선수들끼리는 이미 나이를 따져서 형·언니, 동생을 가렸고 선수들은 나에게 '선생님'이라고 부른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대회 양궁장에선 북한 남녀 선수들은 오가며 남측 지도자들을 만날 때마다 깍듯하게 인사를 했고, 우리 지도자들도 등을 두드리며 격려해주곤 했습니다.

리커브 혼성 결승에 깜짝 진출한 북한의 박용원은 연습 도중 김 감독에게 자신의 활을 들고 와서 세팅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김 감독은 "남북이 갈라져 있어도 양궁장에선 갈라져 있다는 사실을 크게 못 느끼는 것 같다"며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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