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블루 철칙이 ‘밖에서는 따로 보지 않는다’예요. 평소 오래 같이 있으니까 쉴 때는 각자 지인들 만나거나 개인생활을 하죠. 그럼 또 물으시죠. 왜 밖에서는 안 보냐고. 그럼 저는 ‘혹시 형제, 자매 있으세요?’라고 되물어요. 우애, 우정 그런 거창한 걸 떠나서 저희는 이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요. 그래서 저희는 깨질 수가 없어요.”
올해 데뷔 8년차. 씨엔블루는 꽃미남 밴드로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이제는 가장 성공한 연기돌이 됐다. 이종현을 비롯해 정용화, 강민혁, 이정신 등 모두가 가수 뿐 아니라 연기자로도 자리를 잡았다. 이종현은 “멤버들 출연한 걸 가끔 보면 집중이 안된다. 너무 감격스러워서”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런 말 하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저는 씨엔블루 멤버들을 다 존경해요. 저의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니, 옆에 누가 있었냐가 참 컸어요. 이 친구들 덕분에 많이 배웠어요. 가수와 연기, 이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 때문에 힘든 게 있어도 버텨냈어요. 그 과정을 이겨내는 멤버들을 먼저 봤고요. 4명 다 주인공을 하고 있잖아요. 천운을 이룬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종현에게 ‘란제리 소녀시대’는 매우 소중한 작품이었다. 1970년대 대구를 배경으로 한 ‘란제리 소녀시대’에 이종현은 흠뻑 빠졌다. 부산이 고향인 이종현은 영화 ‘친구’에 푹 빠져 학창시절을 보냈다. 무뚝뚝하지만 순수한 경상도 남자 주영춘 역은 이종현에게는 낯설지 않은 인물이었다.
‘란제리 소녀시대’ 출연 배우들의 열정을 이종현이 가졌던 부담을 무장해제 시켰다. 인터뷰 내내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이종현은 ‘란제리 소녀시대’를 끈끈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종현은 지난해 한차례 홍역을 치렀고, 한층 성장한듯한 모습이었다. 칭찬은 주위에 돌리고 책임은 본인이 지려고 하는 기분좋은 긴장감이 역력했다. 연기에 대해서도 더욱 애정을 가진 모습이었다.
“음악이든 연기든 예술을 한다는 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연구하고 공감하는 게 사명이라고생각해요. 음악을 할 때 20대 초반에 느꼈던 그런 마음을 잃어버릴까봐 뜨거움이 식어갈까봐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좋은 기회에 연기를 하는 현장에 가게 되면 긴장이 돼요. 리딩을 할 때는 특히 더 무서워요. 그럼 그런 생각이 들어요. ‘어디가서 내가 이런 걸 느낄까.’ 점점 더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에 감사함을 갖게 돼요.”
“웬만하면 같이 가고 싶어요. 동생들에게 미안해서 강요는 하지 않아요. 사실 저희끼리는 몇 년 전부터 슬슬 얘기가 나오긴 했어요. 용화는 ‘너희들의 선택에 맡길게’ 했어요. 어른들이기 때문에 강요할 순 없는 거잖아요. 서로 예민한 문제지만 서로를 믿고 본인의 선택에 맞게 하려고 해요.”
(SBS funE 강경윤 기자/사진=FN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