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제(9일) 경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한 7중 추돌사고는 버스 운전자의 졸음운전이 원인이라는 게 경찰의 조사 결론입니다.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졸음운전의 참상이 버스의 블랙박스 영상에서 확인됩니다. 숨진 50대 부부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김관진 기자입니다.
<기자>
선글라스를 쓴 버스 기사.
별 이상 없이 운전하는 듯하더니, 갑자기 운전대를 세게 틀어쥡니다.
그러나 속수무책으로 차량 3대를 잇따라 들이받으며 돌진합니다.
가드레일까지 밀치고 나서야 겨우 멈춰 섭니다.
첫 승용차와 충돌부터, 연쇄 추돌이 일어나는데 불과 0.23초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폭탄이 터진 것처럼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방승석/사고 목격자 : 뒤에서 쾅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폭탄 소리인지 '펑' 소리가 들려 가지고, 심장이 멎는 줄 알았죠.]
사고 현장에서 숨진 50대 부부의 사연은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봉제 일을 하는 남편이 지병으로 투석을 받는 상황에서 기분전환을 위해 두 부부가 나들이에 나섰다가 순식간에 참변을 당한 겁니다.
[유가족 : 힘들게 고생하시면서 사시다가… 조금 있으면 손자를 볼 건데.]
버스 기사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깜빡 졸다가 쿵 소리가 나서 깨어보니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김 씨에게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