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사실상 처음으로 언론과 여론의 칭찬을 들었습니다. 첫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 이제야 대통령이 된 것 같다는 말까지 나았습니다. 하지만 연설 내용을 보면 우리로선 경계해야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워싱턴 정하석 특파원입니다.
<기자>
취임 40일 만에 의회 연단에 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답지 않은 차분한 어조로 연설을 시작합니다.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 : 오늘 밤 통합과 미국의 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평소 하던 주장을 연설에 모두 담았지만 표현은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국민에겐 희망의 메시지를,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여러분 자신과 여러분의 미래를 믿으세요.]
정치권엔 협치의 필요성을 전달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저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어떤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수십 차례의 기립박수가 이어졌고, CNN 여론조사 결과 긍정적 반응은 78%에 달했습니다. 이튿날 뉴욕 증시는 트럼프 정책 기대감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여성 의원 상당수는 트럼프의 여성관에 항의하는 의미로 흰 옷을 입고 나왔고, 야당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합니다.
[척 슈머/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 대통령의 연설은 그의 실제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공격적 말투로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 부드러운 이미지로 외연을 확장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극명하게 갈라진 여론을 다시 묶는 데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