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부하겠다는 학생은 많은데 자리는 부족하고, 그래서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도서관 메뚜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빈자리를 찾아서 이리저리 옮겨 다닌다는 뜻이겠지요? 대학들이 시설을 좀 늘려주면 좋은데, 돈은 쌓아두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험 준비에, 취업 준비에 대학 도서관은 학생들로 넘쳐납니다.
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공부하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대학생 : 시험 기간 되면 5교시, 6교시 끝나고 도서관 가면 열람실 자리가 다 차 있으니까, 자료실에서 공부하고 그랬어요.]
대학 설립 운영 규정엔 학생 정원의 20%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도서관 열람실 좌석을 갖추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국 4년제 대학의 절반가량인 94곳이 이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각 대학 등록금과 누적 적립금, 도서관 열람석 현황을 함께 분석해 봤습니다.
대학시설 투자에 쓸 수 있는 적립금이 많이 쌓여 있는 주요 사립대학 상당수가 정원 대비 도서관 열람실 좌석 비율이 2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년 등록금이 800만 원이 넘는 사립대 18곳 가운데 12곳도 20%에 미달했습니다.
[대학생 : 학교가 등록금을 받는 거에 비해서, 복지는 거의 누려보지 못한 거 같아요.]
[윤관석/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국회 교육위 : 학습권 보장과 학교 시설 개선 차원에서라도 도서관 확충이 꼭 필요하고 또한 이를 의무적으로 대학 평가에 반영해야 합니다.]
대학들은 열람실 좌석 수 규정은 권고 사항이라며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이호명, VJ : 신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