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사무소가 주민센터로 이름을 바꾼 지 벌써 8년이 지났습니다. 딱딱한 업무 공간이었죠. 동사무소는. 그런데 주민센터로 이름이 바뀐 뒤에 바뀐 이름 그대로 지역사회 주민들의 중심이 돼가고 있었습니다.
박아름 기자입니다.
<기자>
저녁 6시, 업무시간이 끝나자 주민센터가 극장으로 탈바꿈합니다.
전면 유리창을 열고, 의자를 깔고, 민원창구에는 대형 스크린이 내려옵니다.
영화상영에 앞서 시작된 사전공연.
흥겨운 아코디언 연주소리에 하나둘 주민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양영석/서울 금천구 주민 : 동네에서 못 보는 분들도 여기서 뵐 수 있고 더불어 얼굴도 알고, 그런 게 좋은 것 같아요.]
낮엔 민원실, 저녁엔 극장.
'사무공간'의 남는 시간에서 새로운 '문화공간'을 찾아낸 겁니다.
[위진복/서울시 공공건축가 : 저녁에 동 주민센터가 문을 닫는데 저녁 시간에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 수 있겠다.]
35년째 이 자리에 있는 성동구 마장동 주민센터는 지난 6월 리모델링을 마쳤습니다.
푹신한 의자와 아늑한 민원실, 주민이 직접 가꾸는 옥상정원과 카페까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났습니다.
[채현숙/서울 성동구 주민 : 동네로 해서 뭘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까 한 번 올 것을 서너 번 오게 되고.]
동 주민센터의 열린 변화는 새로운 복지개념과 맞물려 있습니다.
주민 참여도가 높아지면,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베푸는 시혜적 복지의 틀에서 벗어나, 주민 스스로 필요한 걸 요구하는 적극적 복지가 가능해질 거란 의도입니다.
공무원 중심의 딱딱했던 동사무소가 이제 주민들의 소통과 화합을 이끄는 마을의 거점으로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서진호, 영상편집 : 윤선영, 화면제공 : 서울 금천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