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청소 노동자들입니다. "아줌마", "저기요", "야", 이들이 불리는 이름은 다양합니다. 정규 근무 시간은 아침 7시부터 오후 4시까지지만, 7시에 출근해서는 맡은 구역 청소를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매일같이 초과근무가 불가피한데도 별도 수당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용역 업체 현장 소장에게 돈 얘기라도 꺼내면 "그럼 왜 일찍 나왔냐"는 핀잔만 돌아옵니다.
광운대와 서울여대도 같은 홍역을 치렀습니다. 중앙대 청소 노동자들을 포함해 이들은 모두 올해 하반기 노동조합에 가입했습니다. 10년 넘게 일을 하면서도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했던 분들이 '단체'라는 이름으로 제 목소리를 내고 싶어진 겁니다. 서울여대 청소 노동자들은 인권침해를, 광운대 청소 노동자들은 부당 노동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아주머니들 중에 일부는 총장 개인 주택을 청소하는 등 상납 노동에 피해를 봤다고 주장합니다. 주장이 맞다면, 청소 노동자를 개인 가정부 정도로 생각한 걸까요.
인천국제공항도 시끄럽습니다. 청소 노동자를 비롯해 40개 영역, 6천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0일 넘게 파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공항을 돌며 칠보 일배를 하고 자신들의 힘든 노동환경을 빗대 삼배 모자를 쓰고 시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때를 잘못 만난 걸까요. 철도 노조 파업과 맞물리면서 이들의 외침은 생각보다 관심을 못받고있습니다.
청소 노동자들은 매년 연말마다 재계약을 해야하는 용역업체 파견 근로자입니다. 제가 만난 아주머니들은 연말마다 '누구누구 짤린다더라'하는 소문에 시달려왔습니다. 여기에 이름이 오른 아주머니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거나 부당한 대우에 항의한 분들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보니 청소 노동자들이 속한 노동조합에선 용역업체가 아닌 대학이나 공항과 같은 원청업체가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주길 원합니다. 하지만 고용주들은 비용 상승을 우려해 직접 고용을 꺼리는 실정이죠.
<서울 한 대학 청소 노동자 쉼터/여자 화장실 한 칸>
전문가들은 직접고용이 최선이지만, 현실적인 대안도 있습니다. 원청업체가 용역업체를 제대로 관리하고 계약 절차의 모니터링을 통해서 지도 감독을 한다면 현재의 부당하고 법 위반같은 문제들이 최소한 절반 이상은 개선될 것으로 보는거죠. 결국 관심의 문제라는 겁니다.
지난 10월 한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 서울지역 청소 노동자들의 평균 나이는 59살, 한 달 평균 117만 원을 받습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고 앞으로 우리가 마주쳐야 될 세대입니다.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수당 얘기라도 하면 해고될지 모른다고, 힘들다고 하면 욕만 먹을지 모른다고 생각해온 아주머니들이 투쟁을 외치기 시작한겁니다. 그게 불과 얼마 전부터입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작년과 제작년에 홍익대부터 시작해 연세대와 고려대 청소 노동자들이 근로조건 개선을 내걸고 파업을 강행한 적이 있습니다. 젊은 청년들이 조금씩 관심을 가졌고 그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조금씩 더 인식이 변해갈 거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