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은 일찌감치 '타고난 골프선수'라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호쾌한 장타에 두둑한 배짱까지 갖춰 유독 큰 무대에 강했습니다. 국내대회 7승 가운데 5승이 메이저대회 우승입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배상문 선수를 취재하며 지켜봐왔는데 한마디로 그는 화끈한 '대구 사나이'입니다. 호불호가 분명하고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내 어떤 때는 "건방지다"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어머니 시옥희씨도 직접 아들의 캐디를 맡기도 하며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해왔는데 일부에서는 '너무 극성스럽다"며 곱지 않은 눈으로 쳐다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두 모자의 공통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열정과 자존심, 그리고 뛰어난 적응력으로 예상보다 일찍 꿈을 달성했습니다.
배상문 선수는 2010년 일본 무대에 뛰어들 때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1년쯤 지났을 때 배상문은 일본 대회에서 우승한 뒤 현장에서 일본 아나운서와 능숙한 일본어로 인터뷰를 해 저 뿐만 아니라 지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그의 일본어는 표현은 물론 발음이 본토인과 거의 흡사했습니다. 나중에 배상문을 만나 " 그렇게 단기간에 일본어를 잘하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배상문은 "틈만 나면 꾸준히 공부했고 일본인 캐디와 자주 대화를 하면서 많이 늘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내년에 미국에 진출하는데 영어가 짧아 고민"이라면서 "영어 실력 향상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006년 LPGA투어 개막전인 SBS오픈에서 김주미 선수가 우승했을 때 "지금은 영어로 인터뷰를 하지 못하는데 열심히 공부해 다음에는 영어로 인터뷰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여러 명의 한국 여자선수가 영어로 의사 소통이 되지 않자 LPGA 사무국은 '영어 사용 의무화'를 추진하려다 엄청난 반발로 철회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논란이 있은 뒤부터는 영어를 못하는 한국 선수는 거의 없습니다. 신지애, 최나연, 유소연, 서희경, 박인비 등은 유창한 영어를 구사합니다. 배상문, 노승열 등 남자 선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진출에 앞서 철저히 준비하기 때문입니다.
배상문은 예전 선배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골프를 배워 좋은 폼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과 일본에서의 풍부한 경험, 두둑한 배짱과 강심장, 여기에 어학실력과 현지 적응력까지
갖춰 최경주를 능가할 재목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배상문의 무한질주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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