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중소기업의 애로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가 운영하는 '기업호민관'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법률자문으로 위촉된 사람이 기업을 상대로 한 사기행각으로 실형을 선고받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45살 배 모씨는 지난해 9월 중소기업청 부설 기업호민관실에서 기업들의 법률자문을 해주는 법률호민관으로 위촉됐습니다.
그러나 불과 석달 뒤 배씨는 사기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지난 2007년 한 중소기업의 고문으로 있을 때 사업권 인수협상을 도맡아 진행하면서 돈을 가로챈 혐의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사업권을 8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해 놓고 20억 원을 줘야 한다고 거짓말해 12억 원을 중간에서 가로챈 혐의입니다.
배 씨는 10개월여의 재판 끝에 어제 징역 4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습니다.
하지만 기업호민관실은 배 씨가 기소된 것은 물론 법정구속된 사실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법률호민관으로 위촉할 당시에도 배 씨가 변호사법 위반으로 집행유예 상태였던 점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기업호민관실 관계자 : 본인이 말을 안 하면 그걸(집행유예 상태인걸) 모를 수 있으니까요. 법률 자문이라는 게 말 그대로 법률에 대해 의견을 듣는 정도인 건데, 반드시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만 하라, 이것은…]
배 씨는 사법시험엔 합격했지만 사법연수원을 수료하지 못해 변호사 자격은 없습니다.
이 때문에 기업호민관실은 부실한 자격검증으로 부도덕한 법률호민관을 위촉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 영상편집 : 박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