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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혀" 수배자로 오인받고 72일간 옥살이

<앵커>

이런일도 있습니다. 검찰과 경찰이 무고한 사람을 수배자로 착각해서 두달 넘게 옥살이를 시켰습니다. 이 사람은 하도 기가 막혀서 정신질환까지 중증으로 악화됐다고 합니다.

정성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6월 28일 아침 캐나다 국적의 32살 전모 씨는 골목길에 쓰려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전 씨가 벌금 미납 수배자와 성과 이름이 같고 지문 채취에 응하지 않자 별다른 조치 없이 전씨를 수배자로 보고 검찰에 넘겼습니다. 

[담당경찰 : ooo 본인이 맞냐고 하니까 본인이 맞다고 그러는거예요. 그걸 한번도 아니고 여러차례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검찰도 경찰이 보낸 서류만 보고 신원 확인도 하지 않은채 벌금 대신 구치소에 수감하라며 전 씨를 서울구치소로 넘겼습니다.

그런데 두 달넘게 지난 7일, 동명 이인의 진짜 수배자가 검찰에 벌금 납부를 문의해 오자 검찰은 수감 72일만에 전 씨를 풀어줬습니다. 

[전씨 어머니 :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외국 아이라 한국말을 조금 천천히 하고발음이 아무래도 좀 그렇잖아요. 그럼 말을 시켜보면 알았을텐데..]

경찰은 지난 8월엔 전 씨가 여권 발급때 찍은 지문으로 소재를 확인해달라는 가족들의 요청도 묵살했습니다.

가벼운 정실질환이 있던 전 씨는 수감 충격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만큼 증세가 심해져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전 씨가 지문 확인을 거부해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고 해명했고, 검찰은 수감 과정에서 일부 실수가 있었다면서 신원확인 절차를 재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런 뒤늦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경찰과 검찰은 허술한 일처리로 선량한 사람의 인권을 유린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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