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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주민

◎앵커: 여러분도 모르는 사이에 여러분이나 가족의 주민 등록이 갑자기 먼 지방으로 옮겨졌다면 이 얼마나 황당한 일이겠습니까? 행정관청이 이런 일을 저지릅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김광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은평구에 사는 박행섭 씨. 최근 자신의 주민 등록 등본을 떼보고 눈을 의심했습니다. 두 자녀의 이름이 온 데 간데 없이 사라졌 습니다.

<박행섭(서울 구산동): 황당했죠. 이거 있 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내가 의료보험 카드 를 제시하면서 의료보험은 주민등록이 있 기 때문에 의료보험 카드가 있고...> 아들, 딸의 주민등록이 전남 해남군 현산 면으로 옮겨진 것입니다.

<기자: 전출이 언제 된 거죠?> <작년 10월 13일날 전출이 됐고...> 주민등록을 제멋대로 옮긴 것은 현산 면사 무소 공무원들이었습니다. 전입신고만 하 면 행정 전산망을 통해 전출신고가 자동처 리되는 시스템을 악용했습니다.

<현산 면사무소 직원: (인구 수에 따라) 중앙에서 지원해 주는 교부세가 차이가 있 기 때문에 예산을 많이 타오기 위해서...>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 지방교부세라는 이 름으로 주민 1사람당 15만원씩을 지원합니 다. 더 많은 지원금을 받기 위해 공무원들 이 주민 수를 불법으로 조작한 것입니다.

<현산 면사무소 직원: 위법이지만 공무원 들이 좀 고생을 해서 지역주민들에게 도움 을 주려는 우국충정에서 비롯된 일이다.> 상급기관인 해남군청은 산하 읍면사무소에 주민 수를 늘리라는 공문까지 보내서 불법 을 부채질했습니다.

<해남 군청 직원: 애향운동의 측면이지 목 표를 정해준 적은 없다.> 인구 5000여 명인 현산면에서만 지난해 5 명에 1명 꼴로 위장전입이 발생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예산 따내기 경쟁이 빚 어낸 어처구니 없는 횡포입니다.

<박행섭(서울 구산동): 앞으로 이건 한달 에 한 번씩 확인해 봐야지, 도둑맞았나 안 맞았나 그냥 이거 놔둬서 되겠어요?>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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