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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3박 4일

◎앵커: 50년 만의 만남은 회한과 원망으로 시작돼 아쉬움으로 끝났습니다. 부자와 모자 또 부부 사이의 아픈 사연들이 소개될 때마다 온 겨레와 함께 울었 습니다.

◎앵커: 3박 4일의 상봉, 박병일 기자가 되짚어봤습니다.

○기자: 큰절을 올리는 아들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늙은 아버 지.

<어디 갔다 이제 왔어요...> 아무리 원망스러워도 미워할 수 없는 어머니.

<기다렸어요. 보고 싶었어요, 어머니.> 극적인 상봉의 감격은 100살 어머니의 치매도 고쳤습니다.

<조원호(100): 종필이 왜 이제 왔어.> 꿈에 그리던 아들 얼굴을 보자마자 그만 혼절 해 버리고만 어머니. 50년 불효를 용서받으러 왔건만 더 큰 불효를 저지른 것 같아 안쓰럽습 니다. 어떻게 만난 아들인데 언제 또 만날 지 모를 내 핏줄인데...

<운봉아, 운봉아 어디 갔다 왔냐?> 50년 세월, 이젠 노인이 된 개구쟁이 3형제. 하 지만 쇠약해진 구순 노모는 지척의 거리에 있 어도 만나지를 못합니다.

<김애란(88): 가고 싶은 마음은 있지요. 꼬락 서니하고 애가 삐쩍 말라 가지고 거지 같구먼.> 오늘 새벽 4시, 어머니와 아들의 극적인 상봉. 아들의 얼굴을 감싸안은 어머니의 손은 감격에 겨워 떨리고 있었습니다.

<못 가, 이제 나랑 살아.> 며느리에게 주라며 손에 낀 반지까지 빼서 건 네는 어머니.

<애 에미 갖다 줘.> 작별의 절을 올리는 아들은 끝내 통곡을 쏟아 냅니다.

<어머니, 날 용서하세요.> 50년 만에야 아내 손에 끼워주는 반지.

<최성록(79): 당신한테 뭐라고 말을 못하겠어, 내가 죄인이야, 죄인. 날 용서해. 날 용서하고 이해해 줘요, 날 용서해 줘.> 여기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오매불망 그리던 내 혈육을 제대로 보듬지도 못했는데 벌써 이 별이라니... 잡을래야 수 없는, 가지 않을래야 가지 않을 수 없는 분단 현실이 그저 원망스럽 습니다.

<가지 마.> <오빠, 사랑해, 오빠 사랑해.> <됐다, 그만 울라우. 통일되면 만날 텐데 뭐...> <나 떠나요, 어머니. 내 돌아올 때까지 아프지 말고 기다리십시오, 어머니.> SBS 박병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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