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코로나로 우울하세요? 놀라운 3분의 효과
켈리 맥고니걸 박사는 심리와 신체의 관계를 연구하는 건강심리학자이자 스탠퍼드대학교 강사입니다. '과학적 자기계발' 분야의 선두주자인 그의 사명은 심리학과 신경과학의 통찰을 응용해 개인의 웰빙을 증진하고 지역사회를 튼튼히 해줄 실용적 방법을 찾는 것인데요. 베스트셀러 『스트레스의 힘』, 『왜 나는 항상 결심만 할까?』를 펴낸 작가이며, '스트레스를 친구로 만들기'라는 주제로 테드(Ted)에서 진행한 강연은 조회수 2천만을 넘기며 최다 시청 강연 순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TEDGlobal 2013 당시 켈리 맥고니걸 박사 강연 맥고니걸 박사는 또한 스탠퍼드 연민과 이타주의 연구교육센터(CCARE)에서 공감, 연민을 강화하는 법을 가르치는 '스탠퍼드 연민 배양 훈련 프로그램'을 기획했으며, 이 과정은 현재 세계 곳곳에서 제공되고 있습니다. 그녀의 신간 『움직임의 힘』은 육체적 운동이 어떻게 현대인들의 마음의 병인 우울증, 불안증, 외로움에 강력한 치료제가 될 수 있는지를 잘 설명하는 글입니다. 그런 그녀가 지난해 한국의 SDF 청중들에게 들려준 강연엔 자기 분야에서 오랜 내공을 쌓아온 전문가의 면모가 잘 드러났는데요.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이 겪게 되는 부정적 감정들을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움직임의 힘'을 통해 이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잘 극복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포럼 강연으로는 드물게 자리에서 일어나 BTS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등 랜선 관객들과의 적극적 호흡으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는데요. 아래는 맥고니걸 박사의 강연을 간추린 내용입니다. SDF2020 홈페이지나 유튜브 링크를 통해 당시 뜨거웠던 강연 분위기를 직접 확인해보세요. '우선 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 가지 시범 보여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여러분도 저를 따라 몇 분 동안만 아주 간단한 동작으로 몸을 움직여주세요. 앉아서 하셔도 좋고, 괜찮으시면 저처럼 일어서서 해보시길 바랍니다. 먼저 숨을 들이마시면서 어깨를 올려보겠습니다. 그리고 숨을 뱉으면서 어깨와 팔의 긴장을 풀어주시길 바랍니다. 한번 더 해주세요. 들숨에 어깨를 올리고, 날숨에는 어깨를 내려주세요. 팔도 이용해 봅시다. 이번에는 팔을 모아주시고, 들숨에는 손바닥이 위를 향하게 올려주시고, 날숨에는 손바닥이 아래를 향하게 내려주세요. 들여 마시고, 내뱉어주고요. 이 동작을 최대한 크게 해보세요. 손을 서로 빠르게 비벼주고 몸통도 좌우로 돌려주세요. 공간에 따라 손을 앞으로도 뻗어주시고, 공간이 있는 쪽으로 뻗어주시고, 이렇게 양옆으로도 두 팔을 벌려주면서 손가락 끝에 에너지를 느껴보세요. 내 몸이 공간을 최대한 많이 차지하도록 기울여보세요. 머리를 이렇게 받치시고 위를 쳐다보세요. 숨을 깊게 마시면서 스트레칭 되는 느낌을 더 키워보세요. 그리고 손을 내려 주세요. 어떤 기분이 느껴지시나요? 몸의 느낌에 집중해보세요.' '저는 우리의 정신과 신체 관계에 대해 연구하는 심리학자입니다. 이런 제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행복해지고 탄력회복성을 높이는 데 '움직임'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행복은 심박수가 올라가는 데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희망은 나의 근육 안에서 싹틀 수 있고, 용기는 다른 사람과 함께 움직이면서 얻을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움직이는 사람일수록 더 행복하다고 합니다. 걷기든 자전거 타기든 수영이든 스포츠든 요가이든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또 활발한 사람일수록 목적의식이 분명하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더욱 연결돼 있다고 느낍니다. 이들은 감사와 희망과 심지어 사랑 같은 긍정적인 감정도 더 많이 느낍니다. 이런 사실은 특히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때 더욱 극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세계 여러 곳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를 보면, 팬데믹 상황에서 신체 활동을 하는 게 정신건강 관리에 큰 도움이 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우울증과 불안증과 외로움으로부터 나 자신을 지켜줍니다.' '여기서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행복한 사람일수록 많이 움직이기도 하지만, 많이 움직이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치료적 개입 사례를 보면, 연령이나 체력의 정도와 상관 없이 많이 움직일수록 행복해진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움직임은 효과적인 치료이자 정신 건강 관리법입니다. 젊지 않아도, 건강하지 않아도, 운동 실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무조건 움직이기만 하면 됩니다. 물론 즐겁게 할 수 있는 움직임이면 더욱 좋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움직임의 힘을 활용해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서도 행복해지고 회복탄력성을 가질 수 있는 방법 세 가지를 여러분과 나눠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방법은 여러분이 이미 배우셨습니다. 바로 기분 개선 효과입니다. 기분 개선 효과는 즉각적인 에너지와 기분 상승 효과로, 3분 정도만 움직여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운이 없고 우울하거나 의기 소침해지거나 혹은 피곤한 것 같은 부정적인 기분이 들 때, 어떤 동작이든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힘이 솟고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불안하거나 화 같은 부정적인 기운이 가득한 상황에서 몸을 움직여주면 그런 기운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상태가 되어 이 세상에 맞설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들 겁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 기분 개선 효과를 일으킬까요? 일단 심박수가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곧바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에너지가 발생합니다. 근육을 사용하면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고 기분, 동기 부여, 희망, 자신감 등이 상승합니다. 또 숨을 더 크고 깊게 들이마시면, 자신감과 행복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 유도됩니다. 이 때문에 아주 조금이라도 움직여주면 기분이 훨씬 나아지는 겁니다. 이 기분 개선 효과를 느끼려면, 몸을 움직여서 심박수가 올라가도록 하거나 숨을 더 깊게 쉬면 됩니다. 요가 동작을 해도 되고 섀도복싱을 해도 됩니다. 아니면 산책을 하거나 계단을 올라도 됩니다. 여기서 제가 기분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는 비결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바로 음악을 트는 겁니다. 음악은, 움직임과 마찬가지로, 즉각적으로 기분을 좋게 하고 에너지를 줄 수 있습니다. 음악에 맞춰 움직이면 아드레날린과 도파민 분비가 촉진됩니다. 저는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을 때 좋아하는 음악에 춤을 춥니다. 지금 같은 강연을 하기 전에도 꼭 춤을 춥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불안을 열정으로 바꿔 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지금 바로 한번 같이 해볼까요. 기술적인 부분이 문제 없이 잘되면 좋겠네요. 제가 이제 노래 한 곡을 틀 겁니다. 아까 처음에 제가 알려드린 동작을 다시 해볼 텐데요. 이번에는 즐거운 음악에 맞춰 똑같이 해보겠습니다. 90초 동안 여러분은 저를 따라 해주세요. 제 고양이도 하고 싶어하나 보네요. 일단 고양이 좀 옮겨 놓겠습니다.' '네, 여러분도 조금이라도 즐거워졌길 바랍니다. 노래가 잘 들렸어야 할 텐데요. 잘 들리셨다면, 지금 기분이 어떤지 느껴보세요. 저는 아까보다 기분이 더 좋네요. 이게 바로 기분 개선 효과를 잘 느끼기 위한 저만의 방법입니다. 여러분도 하루 일과 중에 시간을 내서 여러분을 활기차게 해주는 동작을 해보세요. 간단해도 좋습니다. 운동이라 생각하지 말고 순간적으로 힘을 발산한다고 생각하세요. 언제든 기운을 내고 싶을 때 이 방법을 쓰시면 됩니다. 이제 두 번째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캘리포니아에 퍼지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곧바로 거리두기에 들어갔습니다. 저도 가족과 친구들을 볼 수 없었고, 스탠포드대 강의도 취소됐다가 온라인으로 전환했습니다. 당시 상당히 고립됐었고, 미래는 불투명했습니다. 이 때 제가 제일 잘 한 일은 큰 복싱 샌드백을 산 거였습니다. 이후 거의 매일 복싱을 했습니다. 샌드백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리니까 힘이 났습니다. 마치 권투 선수처럼 두려움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매번 이렇게 복싱을 하고 나면 기분이 엄청 좋았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느꼈습니다.' '방금 제가 설명 드린 건 '끈질긴 노력 끝에 오는 짜릿함'의 사례입니다. 이 짜릿함은 뇌 속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반응과 몸을 격하게 움직이면서 나타나는 태도의 변화에서 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몸을 격하게 움직이면 뇌에서 엔도르핀과 엔도카나비노이드가 분비됩니다. 이 두 물질은 뇌신경전달물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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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7 |
생활 ·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