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갑 인스턴트 커피 원래 전투식량이었다고?
몇 년 전, 특허청이 온라인으로 ‘우리나라를 빛낸 발명품 10선’이라는 설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투표 결과 1위는 훈민정음, 2위는 거북선 등 역사 유물이 대부분이었죠. <이 카드뉴스는 ‘롯데네슬레코리아 네스카페’의 제작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상위권에 흥미로운 이름이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커피믹스! 10개의 발명품 중 유일한 먹거리로 커피믹스에 대한 한국인의 자부심이 돋보이는 순간.
인스턴트 커피(고형의 커피 가루)와 크림, 설탕이 조합된 ‘커피믹스’는 우리나라에서 최초 개발됐죠. 그런데 그 핵심 재료인 인스턴트 커피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요?
이야기는 1930년대 브라질에서 시작됩니다. 당시 브라질은 커피 가격 폭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1929년 경제 대공황으로 커피 소비가 급감했고, 커피가 주요 수출품이었던 브라질이 직격타를 맞은 거죠.
커피가 팔리지 않자 브라질 커피 농가는 문을 닫을 지경이었습니다. 커피 농가 노동자들도 실업 위기에 놓였죠.
고민하던 브라질은 스위스 네슬레에 잉여 커피를 이용한 인스턴트 커피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브라질이 이렇게 도움을 구한 이유엔 브라질과 금융 거래를 하고 있던 미국, 유럽의 요청도 있었을 거로 봅니다. 그들도 영향을 받을 테니까요.” -박영순 / 커피비평가협회 회장, 책 <커피인문학> 저자
당시 미국에서 발명돼 특허를 받은 인스턴트 커피가 있었지만 상용화는 실패한 상태였습니다. “맛과 향의 부족, 발명 시기 등 복합적인 이유로 큰 주목을 받진 못했습니다.” -박영순 / 커피비평가협회 회장, 책 <커피인문학> 저자
브라질의 요청에 네슬레는 7∼8년간 개발에 몰두했고 맛과 향을 잡은 인스턴트 커피*를 개발해 출시하는 데 성공합니다. *물에 잘 녹는 고형의 커피 가루로 커피믹스의 주 재료 중 하나.
이 인스턴트 커피는 이후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인들과, 커피브레이크*가 생겨나던 미국의 노동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브라질의 많은 커피 농가가 문을 닫는 일은 막도록 도와줬죠. 커피 가격 안정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요.” -박영순 / 커피비평가협회 회장, 책 <커피인문학> 저자
이 인스턴트 커피는 이후 오랫동안 사랑받아 큰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인스턴트 커피의 탄생 배경이 상생이었던 만큼, 커피 농가와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죠.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생산된 원두는 지금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더 나아가 환경까지 생각한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원두를 재배하고, 100% 재활용 가능한 패키지 사용도 늘리고 있다고 해요.
인스턴트 커피에 담긴 역사, 그 역사에서 시작된 다양한 활동들. 손쉽게 마실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 한 잔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다니 놀랍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