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동안 돈 냈는데 ‘이 제도’ 몰랐어요
‘파킨슨병입니다. 완치는 어렵지만 약을 드시면 증상은 호전될 거예요’ 어느 날, 갑자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나에게 찾아온다면…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에는 덤덤했어요. 아마 파킨슨병이 이렇게 무서운 병인지 몰랐기 때문이겠죠.” -정수복(60) / 파킨슨병 투병 중 내년 정년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정수복 씨는 15년 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전설적인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가 앓은 병이기도 한 파킨슨병은 신경퇴행성 질환 중 하나로 신경세포가 소실돼 걸음걸이나 자세가 불편해지고 무기력함과 인지 장애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매일 수십 개의 약을 먹으며 증상이 심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는 정수복 씨. 약값이 만만치 않을 법 하지만 그가 부담하는 세 달치 약값은 97,000원. 한달에 약 3만 원 꼴입니다.
“약사님한테 이게 9만 원이면 보험 처리가 되지 않으면 얼마냐고 물어봤어요. 거의 100만 원 정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정수복(60) / 파킨슨병 투병 중 정수복씨는 의료보험 가입자 중 *산정특례 대상자에 해당돼 치료비의 90%를 국가에서 부담합니다. *산정특례: 진료비 부담이 높은 중증질환 환자에게 진료비를 경감해주는 제도
“저는 직장인 보험료만 34년을 냈는데, 그동안 병치레 한 일이 없다 보니 이런 혜택이 있는 줄도 몰랐거든요. 병원을 다니면서 우리나라 의료보험 제도가 아주 잘 돼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어요. 비록 파킨슨 환자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정수복(60) / 파킨슨병 투병 중
‘MRI 및 초음파 검사 대상 확대’ ‘3대 비급여 항목 급여화’ ‘치과 및 한방 치료 급여 확대’ 약값 뿐만 아니라 중증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혜택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021년부턴 중증 화상 치료와 안과 및 비뇨기질환에 대한 급여 기준이 확대될 예정이죠.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다면 그만큼 슬픈 일은 없을 거예요. 지금은 힘이 들지만 희망을 가지면 분명 좋은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정수복(60) / 파킨슨병 투병 중
투병 중에도 남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가는 정수복 씨. 그 따뜻한 마음처럼 그의 앞날에도 따뜻한 햇살만 가득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