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둘러싼 루머 풀어드림
1년 사이에 27%가 오른 쌀값. 요즘 ‘쌀값 폭등’이 논란입니다.
인터넷에는 부정적인 댓글 뿐 아니라, 각종 괴담까지도 보이는 상황.
쌀값은 왜 오른 것일까? 적당한 쌀값은 얼마일까? … 논란이 된 ‘쌀값 폭등’. 스브스뉴스가 파헤쳐 봤습니다.
첫째, 쌀값은 왜 갑자기 많이 오른 걸까? 쌀값은 매년 정부의 쌀 매입량 중 시장격리량*에 영향을 받습니다. 재작년 쌀값이 폭락하자 정부는 시장격리량을 늘렸습니다.
정부가 쌀을 사들여 시장에서 격리하는 양과 쌀값이 오르는 정도는 비례합니다. 쌀값이 폭락했던 2016년에 정부가 격리한 쌀의 양은 29만 9천 톤.
2017년, 정부는 쌀값을 올리기 위해 더 많은 양인 37만 톤을 시장에서 격리합니다. 그러자 2018년도 쌀값은 2013년도와 비슷한 19만 원대로 오르게 됩니다.
쌀값이 오른 원인은 정부의 시장격리량 외에 또 있습니다. “정부에서 농가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가격 지지 정책과 동시에 지원금도 제공하는데,” - 김승규 / 경북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정부가 농민 지원금을 확대하면 쌀 생산량이 늘어나고, 생산량이 늘면 쌀값은 떨어집니다. 그럼 정부는 또 가격을 회복하려 여러 가지 노력을 합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쌀값은 계속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 김승규 / 경북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둘째, 적당한 쌀값은 얼마일까? 쌀값이 지금보다 낮았던 2017년, 2016년…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물가가 오르는 와중에 쌀값은 꾸준히 떨어집니다.
심지어 쌀값이 가장 낮았던 2016년도(12만 9,628원)는 20년 전인 1996년도(13만 6,713원)보다 1만 원이나 낮았고, 정부가 농가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정했던 목표가격 18만 8,000원보다 5만 원이나 낮았습니다.
2017년(15만 1,164원)부터 다시 오르지만, 목표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 “쌀값이 폭락했던 재작년의 경우 수확한 쌀을 반 밖에 못 팔았어요. 주변에서 적자를 보거나 농사를 아예 포기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 이종혁 / 전 전국농민회 총연맹 정책부장
“쌀값이 한 가마당 24만 원 정도 되어야 안정적으로 농사를 짓고 살아갈 수 있어요. 가격을 그렇게 받아도 생산비가 모자랄 때가 있거든요.” - 이종혁 / 전 전국농민회 총연맹 정책부장
올해 쌀값(19만 3,188원)도 새로 논의 중인 목표가격 19만 6,000원보다 낮지만 ‘폭등이다’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장사하는 데 지장이 많죠. 쌀값이 이렇게 30% 정도 오르면 우리 이익은 한 20% 줄어요. 1년 동안 조금씩 올려야지, 갑자기 이렇게 올리니 사실 좀 절망스러워요.” - A 씨 / 떡집 운영
19만 3,188원도 부담스러운 소비자, 19만 6,000원이 목표라는 정부, 24만 원은 되어야 생활이 가능하다는 농민. 적당한 쌀값에 대해선 모두 의견이 분분합니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쌀값은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야 할 겁니다. 괴담에 흔들리지 않고 생산적인 논의를 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