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로 반도체 만들고 떠나야만 했던 사연
한국에서 반도체 산업을 처음 시작한 건 삼성이 아니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반도체 제조 공장을 최초로 설립한 주인공은 바로 강기동 박사입니다.
1962년부터 미국 모토로라사의 반도체 연구소에서 일했던 강 박사는 당시 개발한 반도체 기술을 가지고 한국에 돌아와 1973년, 한국반도체주식회사를 설립했습니다.
“그 때 약 420만 불* 어치를 팔았어요. 그러면 대성공했다고 볼 수 있죠.” - 강기동 / 한국반도체주식회사 설립자 그가 가져온 기술로 처음 만든 제품은 전자 손목시계용 칩으로, 한국에서 생산된 최초의 반도체였습니다.
하지만 영광도 잠시, 중동에서 터진 전쟁으로 인해 유류 파동이 발생했고 그의 회사는 부도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 때 등장한 게 바로 삼성입니다.
“우리가 돈이 없으니까, 삼성이 50만 불을 내고 50%를 인수했죠.” - 강기동 / 한국반도체주식회사 설립자 하지만 강 박사는 합병 이후 파견된 삼성 임원들과 갈등이 불거졌고, 그들의 모함을 버티다 못해 결국 퇴사하여 쫓겨나듯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재능을 살려 전자제품 수리상을 열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고, 가족 관계는 나빠졌습니다. 고국에서 들려오는 삼성 반도체의 소식은 그를 더 씁쓸하게 할 뿐이었습니다.
“자기 자리를 잘못하면 뺏기잖아요. 그러니까 강기동이를 쳐야지 뭐 어떡해.” - 강기동 / 한국반도체주식회사 설립자 평생 삼성전자를 미워했던 그였지만 4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지난 일을 이해한다고 말합니다.
대한민국 반도체 역사의 첫 줄을 쓴 강기동 박사. 비록 돈도 명예도 얻지 못했지만, 그가 없었다면 현재 대한민국의 반도체 산업도 없었을 것임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