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주인공이 집을 나온 이유
“난 갈 데가 없는 게 아니라 여행 중인 거야.” 지난 3월 개봉한 독립 영화 ‘소공녀’. 영화 주인공 미소(여성, 31세)는 어느 날 갑자기 집을 나옵니다.
집주인이 갑자기 월세를 5만 원 올렸기 때문.
가끔 가사도우미 일을 하며 32만 원 정도 버는 게 수입의 전부. 각종 생활비나 공과금만으로도 이미 빠듯한데,
“월세 좀 올려보려고.” “저 집 뺄게요.” 월세까지 오르자 집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미소는 집을 나와 옛 친구들의 집을 전전하며 신세를 집니다.
“난 네가 염치가 없다고 생각해.” “뭔가, 네가 잘못됐다는 생각은 안 드니?” 때로는 독설을 듣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소는 황당할 정도로 해맑습니다.
집 없음, 고정된 직업 없음. ‘이런 상황에 부딪친 청년이 정말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정말 ‘찢어지게’ 가난한 미소.
그런데 실제로 미소처럼 극빈한 생활을 견뎌야 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습니다. 1인 가구 기준 월 50만 원도 못 버는 청년(15세∼34세)이 놀랍게도 32만 명*이 넘습니다. (*2016년 기준, 보건복지부)
더 큰 문제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가계 사정이 나아지지 않으니, 급기야 희망을 잃고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
아예 취업을 포기하고 정부의 보조만 받아 생활하는 편을 택하는 겁니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바엔 일을 안 하고 지원만 받겠다’ 가난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니까 의지와 상관없이 다 포기해버리는 거예요. 생각보다 이런 청년들이 많죠.” - 남창기 팀장 / 경기 남양주 지역자활센터
오랜 가난으로 모든 걸 포기해버린 청년들. 올해 4월, 정부에선 이런 청년을 위한 제도를 내놓았습니다. 바로 청년희망키움통장.
제도의 대상은 15∼34세이면서 생계급여수급자인 청년. 그런데,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일을 꼭 해야 한다’는 것.
희망을 잃지 않고 매월 약 33만 원 이상 소득을 올리면 기존의 생계급여액에 근로소득공제금 10만 원과 근로소득장려금*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 (청년 총소득-334,421원)x0.63
예를 들어 월 81만 원을 번 청년의 경우, 자신이 번 돈 외에 10만 원(근로소득공제금) + 30만 원(근로소득장려금)까지 40만 원을 지원받는 겁니다.
실제로 정책이 시행된 이후 무기력에서 벗어나 근로에 의지를 보이는 청년이 늘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한 돈과 지원금으로 학자금 대출을 꼭 갚고 싶어요.” - A 씨 / 24살 “결혼할 돈을 모으고 싶어요.” - B 씨 / 28살
“통장에 가입하기 전에는 ‘어차피 보조받으니까 뭐’ 라고 생각했었다면 통장에 가입하고 나면 내가 일한 돈에 지원금이 함께 차곡차곡 모이니까 생각이 바뀌는 거예요.” - 남창기 팀장 / 경기 남양주 지역자활센터
10월 1일부터 12일까지 청년희망키움통장의 7번째 참여자를 모집합니다. 모집 대상 만 15세 ∼34세의 생계급여 수급자 중 근로·사업소득 334,421원 이상 신청 방법 거주지 읍면동 주민센터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