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에게 신발건조기가 필요한 이유
지난 2014년, SNS에 공개돼 많은 이들을 눈물 짓게한 소방관의 왼발입니다. “불을 진압하다가 녹은 플라스틱에 데여 화상을 입었습니다.”
화상을 입지 않았더라도 소방관의 발은 성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노랗게 변색되고 구부러진 발톱, 발바닥 전체를 뒤덮은 습진과 무좀…
“방화복은 땀이 옷 안으로 다 흘러서 신발 안으로 모여요. 겨울에는 제설하면서 또 젖고… 발이 마를 날이 없죠.” 아플 걸 알면서도 매일 발을 혹사시키는 소방관들. 하지만 그들의 걱정은 자신의 발 상태가 아닙니다.
“드라이기로 말리기도 하지만 오래 걸려요. 화재 상황에서는 단 몇 초 때문에 목숨을 구하거나 잃을 수 있는데…” 자칫 작은 희망이라도 놓칠까 매일 안타까워합니다.
어떻게 하면 신발을 빨리 말려 조금이라도 출동 시간을 앞당길까 고민하던 강원본부 소방관들.
건설현장에서 주로 쓰는 신발 건조기를 떠올렸습니다.
그렇게 한 기업의 후원을 받아 소방용으로 재탄생한 신발건조기. 몇 분 만에 신발을 말릴 수 있다보니 출동 준비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소방관 동료들이 특허를 많이 가지고 있어요. 현장에서 필요한 걸 기억해뒀다가 뚝딱뚝딱 만들어보기도 하고…” 사실 소방관들이 이렇게 생명을 구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한번 꼬이면 풀기 쉽지 않은 소방호스. 2013년 대전의 한 소방관이 연결구를 보완해 꼬임방지호스를 개발했고,
서초소방서의 한 대원은 시민들이 충격 받지 않도록 참혹한 사고 현장을 가릴 수 있는 ‘가림막 들것’을 개발했습니다. “원래는 담요로 현장을 가렸는데, 낭비라고 생각했어요. 가림막 들것 덕에 대원들도 구조자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됐죠.” - 서초소방서 설세권 대원
이런 소방관들의 발명 열의를 지켜본 한 기업이 지난 5월, 소방용품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드론으로 사다리를 걸어 고층 화재 구조에 쓰면 어때요?” “격자레이저 랜턴을 쓰면 빛의 굴곡만으로 실내 구조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좀 더 수월한 구조작업을 위한 발명품부터,
“노후 방화복을 재활용해 로프 가방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기존 제품들을 소방용품으로 개조해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까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많은 소방관들이 참여해 171개의 아이디어가 모였고, 그중 40개가 최종 후보로 올랐습니다.
네티즌 투표와 전문가 평가를 통해 최종 선정된 소방용품 아이디어 중 일부는 실제 제품으로 제작돼 필요한 소방서에 지원될 예정입니다.
“소방관 분들께서 보내주신 아이디어 모두가 구조자들의 생명과 직결돼 있었어요. 이렇게 아이디어를 내는 것 자체가 영웅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원종건 매니저 / 이베이 코리아 기업홍보팀
우리를 지켜주는 영웅들의 생명을 구하는 아이디어.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소중한 마음이 담겼습니다. 그 마음이 실현되도록 여러분도 투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