쩝쩝소리 혐오, 내 성질이 더러운 건 줄 알았다
“저는 밥 먹을 때 온 신경이 곤두섭니다. 바로 사람들이 먹는 소리, 일명 ‘쩝쩝 소리’ 때문이에요.”
“쩝쩝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머릿속이 온통 그 소리 뿐이에요. 심각할 땐 식은땀이 나거나, 밥맛도 떨어지더라고요.”
“제가 유난스러운 거라 생각해서 주변에는 절대 티를 내지 않아요. 그런데 정말 미치겠어요!” - 김민정 /29세, 회사원 쩝쩝거리는 소리 때문에 고통스럽다는 여성이 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이런 친구 있다’, ‘내 얘긴데’… 그 중에서도 특히 ‘유난스럽다’ 라고 생각한 분들이 적지 않을 텐데요.
놉! 그녀는 유난스러운 것도, 예민한 것도 아닙니다. 그저 미소포니아(Misophonia), 청각과민증에 시달리고 있을 뿐입니다.
“청각 과민증은 쩝쩝거리는 소리 등 일상 소음들 중에서 특정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겁니다. 청각과민증 때문에 혼자 밥을 먹는 환자도 있어요.” -변재용 교수 이비인후과
이 청각과민증은 우리 뇌의 전두엽의 문제입니다.
어떤 소리를 들으면 청각을 담당하는 ‘청각 중추’, 그리고 청각 중추와 연결된 ‘변연계’가 영향을 받아 흥분합니다.
이때 전두엽이 흥분한 변연계를 다독이고 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청각과민증 환자들은 이때 전두엽이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요.
그래서 지나치게 짜증이 나고, 불안한 겁니다.
청각과민증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미흡해 원인과 치료 방법에 대해서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신경 안정제로 뇌의 흥분성을 일시적으로 낮춰줄 순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아닙니다. 최대한 안 듣는 게 좋습니다. 귀마개를 하거나, 잔잔한 노래를 듣거나.”
치료까지 필요한 걸까 싶지만 몇 년 째 가족과의 식사도 포기해온 환자도 있다니 우습게 볼 증상은 아니죠.
앞으로 이렇게 ‘쩝쩝’과 같은 특정 소리에 민감한 친구가 있다면 충분히 공감해주세요. 그 친구, 유난스러운 게 아닙니다.
저, 선생님… 특정 사람의 목소리가 싫은 건… 허허, 그건 그냥 그 사람이 싫어서 그런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