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무릎 꿇어본 적 있으신가요?
“여러분들도 부모이시고, 저도 부모입니다. 학교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장애 학생 엄마들이 무릎 꿇고 눈물 흘리는 모습, 저도 봤습니다.
마음이 찢어지더라고요. 제 아들, 현목이도 장애를 갖고 있거든요.
올해 6살인 현목이는 앞을 보지 못해요. 빛조차 감지하지 못합니다. 원인도 몰라요.
‘내가 뭘 잘못해서 우리 아이가 이렇게 된 걸까’ 의사 선생님은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같이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했어요.
그런데, 아이를 포기할 순 없었습니다. 마음 굳게 먹고 돌이 지난 현목이를 안고 무작정 집을 나섰어요.
‘시각 장애 아동 교육’, ‘특수 교육’… 의정부에서 서울로 갔습니다. 무작정 버스를 타고 헤매고 다녔어요.
“너무 어립니다.” “특수 교육 기관이지만, 시각 장애는 저희가 경험이 없어서…” 그 넓은 서울에 앞이 보이지 않는 우리 현목이를 받아주는 곳이 없더라고요.
그러다, 서울에 단 2곳 뿐인 시각장애학교 중 한 곳인 한빛맹학교에서 현목이를 받아줬어요.
집에서 학교까지 통학만 3시간이 걸렸습니다. 힘들었어요. 그래도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고마웠습니다.
지금 현목이는 15년 만에 서울에 처음 세워진 특수 학교인 효정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개교식에서 눈물 때문에 말을 잇기가 힘들었습니다. 우리 현목이가 계속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효정학교 김현목 학생 어머니 김수정 씨의 인터뷰로 작성된 1인칭 뉴스입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조차 누리기 쉽지 않은 아이들. 최근 서울 강서구의 장애 아동을 위한 특수 학교 신설을 놓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빛나는 학창시절은 누구나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 당연한 것 때문에 어머니들은 무릎을 꿇어야만 했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현목이 어머니는 마지막으로 이 말을 남겼습니다. "차가운 강당에서 '또 다른' 현목이를 위해 무릎을 꿇은 많은 학부모 여러분이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