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공부로 한풀이한 그녀
할머니가 읽고 있는 건 군대 간 아들이 보낸 편지입니다.
40년 전에 보낸 오래된 편지지만 할머니가 읽을 수 있게 된 건 4년이 채 되지 않습니다.
아들 소식이 너무너무 궁금했지만, 글을 모르는 게 알려질까 겁이 나 대신 읽어달라고 주변에 부탁하지는 못했습니다.
“사십 년을 넣어든 눈물바람 손에 들고 떨리는 가슴으로 이제야 펼쳐본다 콧물, 눈물, 비 오듯 쏟아내며 40년 전으로 돌아간다” - 한글을 배운 뒤 아들의 편지를 읽고 쓴 시 중에서- 40년을 장롱 속에서 보관했던 아들의 편지를 읽게 된 그 날, 할머니는 이렇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평생의 한이었던 글 읽기를 할 수 있게 된 건 어느 학교 덕분이었습니다.
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성인 초등학교, ‘푸른학교’
100명 넘는 학생들이 할머니처럼 글을 배우기 위해 매일매일 푸른학교에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뜻으로 세워진 학교지만 안타깝게도 부족한 게 너무 많습니다.
17명의 선생님 중 13명은 월급을 안 받는 자원봉사자이고 나머지 4명은 매일 8시간을 가르치고도 30만원만 받고 있습니다.
기부천사들의 고마운 후원금이 있지만, 월세를 내기에도 빠듯합니다.
학교 전기세를 낼 돈이 없어서 학생들이 직접 돈을 모아 내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계단을 오르기도 힘든 어르신들이 많은데도 학교는 엘리베이터조차 없는 건물에 세 들어 있습니다.
“글 못 배운 사람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습니다. 대부분 ‘요즘 글 모르는 사람이 어딨노?’하시죠 이렇게 많은데도...” -이하형(푸른학교 교장선생님) 환갑 넘긴 교장선생님이 직접 동분서주하면서 도움을 얻으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매달 5,000원씩 후원해주시는 분들과 봉사정신으로 수업하시는 선생님들 덕분에 푸른학교는 가까스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하형(푸른학교 교장선생님) 만일 후원이 끊기거나 선생님들이 그만 두면 학교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교장선생님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에는 이제 막 글을 배우신 분들도 많습니다. 그들의 희망이 꺾이지 않도록 푸른학교를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