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띵물 띵언할머니
"저기요!!!" 전주 중앙시장, 한 할머니가 급히 지나가는 행인을 붙잡습니다.
"행복이란 후회 없는 만족이다." 느닷없이 톨스토이의 명언을 말하는 할머니.
"사랑을 얻으려면 자존심을 버려라." "결코 생활을 남에게 의존하지 말고 자기 스스로 노력하라." 그 이후에도 할머니의 명언 전파는 계속됐는데...
"뭐 믿는 사람인가? 모르겠어요." "저희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참 이상해요." 이 할머니, 정말 도인이라도 되는 걸까요?
할머니를 따라가보니 시장 한구석에서 거울을 보며 열심히 무언가를 외우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하는지 안 하는지 나를 보면서 내 모습이 괜찮은지... 열심히 하려고" 자신의 입을 보며 명언 하나를 100번씩 되뇌고 있던 겁니다.
"남을 사랑할 수 있는 명언을 주로 외워요" 명언 선정 기준도 까다롭습니다. '사랑'이 담긴 명언만 머리에 담는다는 강귀례 할머니(68).
그렇게 6년 동안 외운 명언만 무려 천여 개. 할머니는 대체 왜 이렇게 명언 외우기에 열중하는 걸까요?
"지적 장애 3급인 딸이 있어요. 고생이 많을 텐데 대단한 것 같아요." -동료 상인 박금옥씨 사실 6년 전만 해도 할머니의 삶은 절망 그 자체였습니다.
"맨날 울고 다녔어요. 누가 편들어주면 울음이 더 나고..." 17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생활용품 장사를 하며 장애가 있는 딸을 돌보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눈물 마를 새 없던 그때, 화장실에서 우연히 보게 된 나폴레옹의 명언 한 구절.
이 명언으로 할머니는 희망을 얻고 고단한 생활을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그 후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명언을 외우기만 6년.
덕분에 할머니는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명언에서 그치지 않고 요즘은 제헌 헌법, 천자문, 19구단 외우기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죽는 날까지 계속하고 싶어요." 할머니가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싶었던 건 명언이 아니라 바로 희망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