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피 뽑는다. 널 만나러가" (feat.모기)
안녕, 인간들? 난 여름철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여러분의 친구, ‘모기’야.
내가 물면 엄청 가렵지? 그건 내가 피를 빨면서 뱉어 넣는 ‘침’(타액) 때문이야. 내 침은 ‘단백질’ 성분*으로 돼 있거든. *20여 가지 아미노산 성분
여러분의 몸은 내가 뱉은 침을 외부에서 온 이물질로 받아들인대. 그래서 ‘방어 작용’을 하려고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을 분비해. 그게 간지러움을 유발하는 거야.
그런데, 간지럽다고 물린 곳에 침을 바르거나 손톱으로 자국을 내던데… 사실, 그거 엄청 위험한 행동이야.
사람 침 속에는 수많은 박테리아가 있기 때문이래. 긁어서 상처가 난 곳에 침을 바르면 곪을 수도 있어.
그 대신, 물린 곳에 얼음을 대거나 물에 희석한 식초나 꿀을 조금 발라 문질러주면 가려움이 조금은 없어진대.
그리고 내가 가진 뾰족한 침이 한 개인 것처럼 보이잖아? 사실 하나가 아니야. ‘6개’의 침이 피부에 들어간다고.
6개 중에 두 개는 관이고, 4개는 가는 침이야. 가는 침 중 2개는 톱날 모양으로 굴곡이 져 있어.
이 톱날 모양 침 두 개로 피부를 위아래로 썰면서 들어가는 거야. 소가죽도 뚫을 수 있게 진화한 거지.
또 우리 침이 일자로 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사실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
일단 피부를 뚫고 들어간 다음, 침을 요리조리 휘어가며 모세혈관을 찾고 피를 빠는 거야.
물론 여러분이 날 싫어할 만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나도 우리 아이들을 위해 피를 빠는 거라구 ㅠ.ㅠ
여러분이 무료로 제공해 준 피는 알을 키우는 데 써. 내가 먹는 게 아니야ㅠㅠ 난 주로 과즙, 식물 즙의 당분을 먹고 산다구! 위 주머니가 둘로 나눠져 있어서 피랑 당분이 들어가는 곳이 따로 있지.
그리고 우리도 여름엔 덥다는 거 알아? 더운 낮에는 그늘진 곳에서 쉬고, 오후 4시 이후에 서늘해지면 다시 배를 채우러 간다.
여름철에 열심히 활동하는 우리는 보통 2, 3주 정도밖에 살지 못해. 인간 여러분에게 잡히면 난 우리 아이들을 다신 만날 수 없어….
하지만, 우리 아이들을 위해 난 목숨을 걸고 여러분을 찾아갈게! 오늘 밤에 만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