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있는 어린이는 그네 탈 수 없나요?"
그네를 탔습니다. 태어나서 30년 만에 처음 타 본 그네입니다. 그녀는 장애인이었습니다.
“30대 장애인 분이 그네를 타면서 너무 행복해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밝게 웃는 딸을 보면서 어머니가 눈물 흘리시는 모습이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 김종규 씨 (‘보아스코리아’ 대표)
놀이기구를 만드는 김종규 대표는 ‘휠체어 그네’를 만들고 있습니다. 휠체어 그네는 장애인들을 위한 겁니다.
지난 2014년, 김 대표는 조수미 씨가 장애 아동을 위해 휠체어 그네를 기증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기사를 보고 기분이 상했습니다. 국내에서 ‘휠체어 그네’를 만드는 곳이 없어 해외에서 사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만들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반대했습니다.
돈을 들여 만들어도 수요가 없다 보니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김 대표는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은 이 뉴스를 보고도 아무렇지 않아요? 우리나라에 수소문을 했는데도 만들어줄 사람이 없어서 외국에서 가져왔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현실은 냉정했습니다. 휠체어 그네를 생산했지만, 사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설치된 곳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아이들 반응이 아주 짱이래요.” - 김종규 씨 (‘보아스코리아’ 대표) 그나마 조수미 씨와 경남 교육청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들은 그네 4대를 구입해 학교에 기부했습니다.
그런데, 휠체어 그네는 놀이터 밖에 설치돼 있습니다.
“지금 휠체어 그네는 어린이 놀이기구가 아닌 걸로 돼 있어요. 그네가 아닌 거죠.” -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시민 연대 휠체어 그네가 법적으로는 어린이 놀이기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장애 어린이들도 놀 권리가 있어요. 휠체어 그네가 어린이 놀이기구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겁니다.” -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시민 연대
한 사업가가 장애인들을 위해 ‘휠체어 그네’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그네가 놀이터에 설치되지 못하는 게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