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도 외국인도 모두 아픈 놀이
어릴 때 누구나 한 번쯤 해본 이 놀이.
“아팠어요.. 서 있는 역할은 다들 피하려고 했죠. 그 이유는..(말.잇.못)” - 김진우 (대학생) “사지가 찢기는 고통이었어요. 여자애들이랑 할 때는 아픈 티도 못 내고...” - 남상우 (대학생) 특히 이 놀이를 하던 남학생들의 고통은 말을 잇..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바로 말뚝박기 입니다.
고통을 느끼면서도 묘하게 중독되던 말뚝박기는 우리나라 전통놀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만의 고유한 놀이는 아니었습니다. 해외에서도 아주 오래전부터 즐겨하던 놀이였습니다.
16세기 유럽의 한 화가가 그린 그림* 속에도 말뚝박기 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피터르브뤼헐 <아이들의 놀이> 빈 미술사 박물관 소장
“터키에서는 주로 남자애들이 재미로 많이 해요. 학교 교실에서요. 지는 팀이 이기는 팀에게 점심이나 먹을 거 사주기도 해요. 아직도 많이 한답니다.” - 시마이 (터키 유학생)
“일본에서는 말타기 게임이라고 불려요. 어릴 적 야외에서 친구들과 많이 했어요. 근데 요즘엔 하는 아이들을 못봤네요…” - 히로세 슈헤이(39세,일본인) 말뚝박기는 이름만 다를 뿐 전 세계 어디서나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
심지어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말뚝박기와 유사한 형태인 '상대팀 선수들의 무게 떠받치기’ 라는 종목이 있었다는 다큐멘터리도 방영했습니다.
말뚝박기는 우리나라에서만 한 게 아니였네요? 이상호 <전래놀이 101가지> 저자 사실 말뚝박기는 외국에서 들어온 놀이로 알려져 있어요. 말타기가 우리의 전통놀이랍니다.
구한말 기록을 보면 말타기 놀이가 처음 등장해요. 옛날 운동회 때 했던 기마전 같은 형태였죠.
그럼 말뚝박기 언제부터 생겼던거죠? 대부분의 놀이가 그렇듯 정확한 시기와 이유는 알 수 없어요. ㅎㅎㅎ
하지만, 말뚝 박기는 말과 연관돼 있을 것으로 추측할 수는 있어요. 말은 오래전부터 중요한 동물이었죠. 말 타는 모습은 어린아이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말과 관련된 놀이가 다양하게 나타난 걸로 보여집니다.
요즘은 아이들이 말뚝박기하는 모습은 못본 거 같아요ㅠㅠ 왜 그런걸까요? 인간관계가 점차 단절되다 보니 놀이도 없어지고 있어요. 아이들이 각자 앉아서 게임만 하지, 몸이 닿는 놀이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거 같습니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어진 말뚝박기. 왠지 친구들과 부대끼며 놀던 그 때가 그립네요. 기획 최재영, 김근아 인턴 / 그래픽 조상인 인턴